진료기록 분석 車보험 사기범 척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종락 기자
수정 2006-11-10 00:00
입력 2006-11-10 00:00
지난 2000년 이후 누적적자가 2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자동차보험이 정상화될 수 있을까. 금융감독당국이 9일 보험업계의 자구 노력과 교통사고 예방 강화, 보험 사기 방지 등 ‘자동차보험 정상화 및 보험사기 대책’을 내놨다.

이미지 확대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자 문제를 거론하며 대책을 주문한 지 7개월 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책들이 정부 부처·기관간 세부 협의와 예산 확보 등이 필요해 효과를 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보험사기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

이번 정부 대책의 골자는 보험사기 방지와 조사를 위한 제도 개선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액이 2004년 기준 1조 6569억원이나 된다. 이 가운데 손해보험이 8701억원이고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사기로 추정된다. 반면 보험사기 적발 건수와 액수는 2004년 1만 6513건 1209억원을 비롯해 2005년 2만 3607건 1802억원, 올해 6월 현재 1만 2193건 976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전 국민의 건강보험자료를 갖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진료기록을 제공받아 사기 가능성이 높을 경우 경찰에 수사를 요청하는 등 공조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또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확대하고 보험사기 관련 정보 분석 및 사후 관리, 수사 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금감원에 ‘보험사기특별조사반’(SIU)을 신설키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보험사기 혐의가 큰 보험 계약에 대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진료비의 적정성 여부 심사를 위탁하고, 자동차보험의 의료수가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한다. 의료기관의 진료비 과잉 청구를 막기 위해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때 처벌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자동차보험 적자의 주범인 보험사기를 척결하기 위해서는 보험사기 혐의자들의 과거 교통사고 횟수나 병력, 진료기록을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이를 위해 금감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각종 공제기관 등 공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진료기록 등 건강보험자료를 교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 말했다.

보험사 자구 노력 선행돼야 이번 대책은 손해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강화도 한 축을 이루고 있다. 방만한 사업비 억제와 사업비 사용 내역의 분기별 공시, 부당 모집 행위에 대한 신고 포상금 인상, 가격 덤핑 관행 억제, 보험계약 인수 및 보험금 지급 심사 강화 등이다.

윤증현 금감위원장도 이날 보험 관련 행사에서 “자동차 보험의 만성적인 적자는 보험업계 내부적 요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손해보험사들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예정사업비를 2조 2509억원으로 책정했지만 실제로는 3329억이 초과한 2조 583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당국은 사업비의 과다 사용으로 재무 건전성의 악화가 우려되는 보험사와 경영개선협약(MOU)을 맺어 사업비 절감과 자율 합병, 매각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보험 가입 대가로 리베이트를 제공했을 때 과징금이 부과되는 대상을 현행 보험사에서 보험설계사와 대리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감독당국은 교통사고 예방 강화대책도 마련했다. 내년부터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점에 무인단속카메라를 집중 설치하기로 했다. 아울러 경찰관들을 집중 배치하고 사고가 많이 나는 지점을 발굴해 도로나 신호체계 등 시설을 연중 무휴로 개선한다. 교통법규 위반때 물리는 범칙금 인상도 추진한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의 대부분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됐지만 정부부처간 비협조와 보험사의 의지 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했던 내용”이라면서 “대책의 효과는 앞으로 정부 부처 간 세부 협의와 보험사들의 자구 노력 상황을 지켜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2006-11-10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