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 코스닥 지배력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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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 기자
수정 2006-10-24 00:00
입력 2006-10-24 00:00
올들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0조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판 금액이 산 금액보다 많은 것)했지만 외국인 주주가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대량 보유한 사례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분을 5% 이상 보유한 회사가 지난 9개월 사이 22%가량 증가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택과 집중의 투자 방식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북핵 위기 등으로 인한 국가적 위험이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면 투자를 늘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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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코스닥시장 종목이 지난해 말 222개에서 올 9월 말에는 270개로 42개나 늘어났다. 이는 코스닥시장 상장사의 29%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같은 기간 214개에서 237개로 24개(11%) 늘어났다.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유가증권시장의 상장사가 36%나 된다는 얘기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투자한 회사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또 국내에서 독과점 성격이 강하고 이익 성장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에 앞서 동북아시아의 전초기지를 마련하는 성격도 있다.

지난 9월 미국계투자펀드인 워싱턴글로벌펀드를 유상증자에 참여시킨 우성넥스티어는 중견 디지털TV생산업체이다. 워싱턴글로벌펀드는 지분 10.87%로 최대 주주가 됐다. 홍콩의 HSBC핼비스파트너스와 미국계 투자펀드인 그랜탐메이요펀드가 논술업체인 메가스터디 주식을 5.04%,5.57%씩 사들였다. 미국계인 오펜하이머펀드는 지난해 9월부터 세계적인 기술을 가진 위성셋톱박스 제조업체인 휴맥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 현재 12.6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카리브해에 있는 버뮤다군도에 본거지를 둔 DKR오아시스펀드는 유비스타의 해외 전환사채(CB)를 지난 5월 사들여 지분 28.94%를 갖고 있다. 유비스타는 온세통신의 모(母)회사로 지난해 세계적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아시아지역 계열사와 관계사가 증자에 참여했다. 골드만삭스는 주식 일부를 팔았으나 지금도 지분 6.74%를 갖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대한 외국인들의 투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출판업체인 미디어코프(구 영진닷컴)는 지난 19일 골드만삭스의 유동화전문회사인 트라이엄프인베스먼트가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장관이 만든 정보기술전문 투자회사인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가 투자할 기업에도 코스닥 기업들이 상당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도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코스닥발전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의 이윤학 부장은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이익을 많이 내고 매출 안정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장은 “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주식을 팔고 있지만 발전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는 투자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종목은 주가가 낮기 때문에 수억원 단위로 투자하는 외국인이 들어갈 경우 5%를 넘기가 쉽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의 외국인 매도는 40∼50%씩 다소 많이 갖고 있던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라면서 “시장 전체보다는 개별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6-10-2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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