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급한 美공화당… 믿을건 ‘세금카드’ 뿐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이세영 기자
수정 2006-10-19 00:00
입력 2006-10-19 00:00
다음달 7일 실시되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세금문제를 선거전의 전면에 부각시킬 태세다.

복지에서 안보에 이르는 대부분의 이슈에서 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공화당이 강세를 보여온 세금문제를 부각시켜 지지층을 결집시켜 보자는 의도다. 그만큼 다급해졌다는 방증이다.

17일 일간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주 시카고에서 열린 선거운동 지원유세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하게 된다면 당신들의 돈을 쥐어짤 새로운 방법을 궁리할 것”이라며 납세자들의 불안을 부추겼다. 체니 부통령도 캔자스주 토피카에서 열린 공화당 기부자 모임에서 세금문제를 “11월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들 가운데 하나”라면서 이라크전과 테러와의 전쟁보다 먼저 언급했다.

켄 멜먼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아예 특정인을 거명하며 공세를 시작했다. 표적은 뉴욕 출신의 찰스 레인절 민주당 하원의원이다. 그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조세위원회 위원장이 유력시되는 인물이다. 공화당은 민주당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원장이 될 경우 전면적인 세금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같은 공화당의 궤도수정에 대해 래리 새버토 버지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적은 세금과 많은 세금 가운데 한가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적은 세금을 택하는 게 인지상정”이라면서 “세금문제는 공화당 지지자들뿐 아니라 모든 유권자들에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이슈”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라크 전쟁과 섹스 스캔들, 경기하강 등의 이슈들이 지배하는 이번 선거에서 세금문제는 그다지 높은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공화당으로선 세금문제를 지속적으로 부각시키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

공화당의 여론조사 전문가 위트 에어리스는 “세금 문제를 제외하면 어떤 분야에서 공화당이 민주당을 압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도 유권자들은 보건, 이라크, 도덕 기준 등 모든 영역에서 민주당이 더 나은 직무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답변했다. 심지어 테러리즘 대처능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5년만에 처음으로 공화당을 앞질렀다.

새버토 교수도 “최대 시련에 봉착한 공화당으로선 세금문제라는 ‘흘러간 옛노래’를 다시 읊조리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물론 공화당은 과거처럼 대규모 감세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 추가적인 감세를 약속하기에는 재정수지 적자폭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부시 행정부의 1기 집권기에 마련된 한시적 감세안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만기가 다가오는 것들로는 2011년에 끝나는 결혼세 감면규정과 2008년 만료되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재산세 상한규정 등이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2006-10-19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