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 이란 핵개발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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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경 기자
수정 2006-10-11 00:00
입력 2006-10-11 00:00
북한 다음 차례는 이란인가.

북한 핵실험은 동북아 군비경쟁뿐 아니라 당장 불붙고 있는 이란의 핵개발 노력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 조지 부시 행정부엔 이란 핵개발이 북한의 경우보다 더 예민하다.‘현재진행형’인 이란 핵개발이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는 중동평화 계획을 흔들고 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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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란 이전이 더 걱정”

부시 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성명에서 가장 우려한 점도 북한의 핵기술 ‘이전’ 가능성이다. 이란과 시리아에 미사일 기술을 이전한 북한이 핵도 확산시킬 땐 가만 있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사실상 ‘금지선’을 그은 것이다.

이란은 예상대로 같은 ‘악의 축’인 북한 편을 들고 나왔다. 중동의 이란, 동북아 북한이 서로 힘을 합쳐 국제사회 제재를 무력화시키는 형국이다.

이란은 이날 국영 라디오를 통해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압력 때문”이라며 “미국이 위협을 가하고 굴욕감을 준 데 대한 반작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핵 비확산에 대한 미국의 이중적 잣대에 책임이 있다고 부각시켰다.

그러면서 이란은 자신들의 핵개발이 북한과는 차원이 다름을 강조하고 있다. 에너지 획득이란 평화적인 사용이 목적인 만큼 우라늄 농축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란 “제재는 녹슨 무기”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를 가한다면 이란도 안보리 5개 상임국과 독일에 제재를 가하겠다고 맞섰다. 이란은 석유를 무기 삼지 않겠다고 밝혀왔지만 한국 등에 부분적인 경제 보복을 가한 경우는 있다.

이란이 북한과 달라서 덜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지도 않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도 허용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이란은 상당한 정도의 민주주의를 하는 나라다. 특히 하조 푼케 베를린자유대 교수는 “북한은 이미 핵폭탄을 보유했을 수 있지만 이란은 수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서방 국가들의 생각은 다르다.“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겠다.”고 한 아마디네자드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만큼 위험 인물로 본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북한 선례를 따를 수 있다며 북핵 실험을 강력히 규탄했다.

그러나 북핵 사태에 이란을 다루기가 전략적으로 더 어려워졌다. 당장 이번주에 열리려던 안보리 제재 방안 논의가 차질을 빚게 됐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인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AP통신에 “안보리의 관심이 북한에 집중돼 이란핵에 대한 안보리 대응 논의가 며칠 또는 몇주간 미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등이 석유대국인 이란에 대해 제재를 꺼려 이란 제재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 북한보다 훨씬 어렵다고 내다봤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2006-10-1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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