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새옹지마/황진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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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기자
수정 2006-10-10 00:00
입력 2006-10-10 00:00
일산 신도시 맨 끝에서 살고 있으니 출근길이 참 편했다. 집에서 5분여 거리에 좌석 버스 종점이 있어서 1시간 남짓 걸리는 출근길이 내겐 앉아서 졸며 부족한 잠을 보충하는 보약같은 시간이었다.

출근길 버스의 빈 자리는 종점에서 한두 정거장만 지나면 채워졌다. 어떤 때는 종점에서 거의 채워지기도 했다. 그래서 그 부근에 사는 사람들 중엔 서서 가지 않으려고 종점으로 와서 타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런 사람을 볼 때마다 조금은 고소하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종점 쪽이 신도시 외곽이어서 공기도 쾌적하고 출근이 편한데도 한두 정거장 차이로 아파트 값이 꽤 차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시가 확대돼 버스 정류장이 바깥 쪽으로 늘어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이제 옛 버스 종점에선 자리가 없어서 빈 자리가 있는 버스가 올 때까지 한 두대를 그냥 보내야 하는 적이 많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내가 택한 방법이 역행(逆行)이다. 새 종점 쪽으로 한 정거장을 걸어가서 버스를 타는 것이다. 인간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다.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2006-10-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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