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정은주기자 ‘차없는 날’ 참가기] 1시간 달리자 매연에 목 ‘컬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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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 기자
수정 2006-09-23 00:00
입력 2006-09-23 00:00
‘자전거로 서울 도심을 달린다.’

자전거 초보운전자가 꿈도 꿀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22일 서울신문이 후원하고 서울시 등이 주최한 ‘2006 차 없는 날’ 행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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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한 서울신문 정은주 기자.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한 서울신문 정은주 기자.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자전거 동호회 회원과 시민 1000여명이 올림픽공원에서 출발해 천호사거리∼어린이대공원∼동대문구청∼종로를 거쳐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낮 12시30분 출발지인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옷과 헬멧을 맞춰 입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이 ‘차 없는 날(Car Free Day)’ ‘자전거 타는 나라 건강한 나라’라고 적힌 깃발을 나부끼며 출발점에 섰다. 큰 도로에서 난생 처음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자전거의 용감한 행진에 차량들이 주춤거렸고, 정체 현상이 금세 일어났다.

차량들이 신경질적으로 ‘빵빵’거리고, 일부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삿대질을 했다. 자전거 행렬 사이에 거리가 생기면 무섭게 끼어들었다. 오토바이는 자전거를 장애물로 여기듯 지그재그로 운전했다. 부딪힐 것 같은 섬뜩한 순간이 지나갔다. 교통경찰관 5∼6명이 수신호를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때 택시 4∼5대가 어디선가 나타났다.20여명이 내리더니 교차로마다 서서 자전거가 안전하게 지나도록 도와 줬다.‘녹색강동연대’ ‘21녹색환경네트워크’ 등 환경단체 회원들이 교통정리 자원봉사에 나선 것이다.

자전거로 도심을 달리는 기분은 상상 이상이었다. 아스팔트가 이불처럼 폭신하고 귓가를 스치는 가을바람이 노랫소리처럼 느껴졌다. 행복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종로에 들어서자 더욱 심했다. 차량과 신호등이 많아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매연으로 목욕을 했다.

하늘빛도, 시야도 뿌옇기만 했다.



1시간40분의 행진을 끝내고 연거푸 생수 2병을 들이키며 답답한 속을 달랬다. 서울시는 이날 출근시간(오전 8∼9시)교통량을 조사해 보니 지난 주보다 7.4% 줄었다고 밝혔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2006-09-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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