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웅씨 첫 오페라연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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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기 기자
수정 2006-09-19 00:00
입력 2006-09-19 00:00
성악가들에게 창작오페라는 간 큰 모험이다. 이탈리아말과 언어구조가 다른 우리말로 노래한다는 게 여간 벅찬 일이 아니어서다. 뿐만 아니라,100년 이상 사랑을 받아온 명품 오페라도 아닌 검증되지 않은 초연 오페라를 들고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건 대단한 도전 정신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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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생연분’에 캐스팅된 김은주, 오승용, 이영화, 박지현(왼쪽부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천생연분’에 캐스팅된 김은주, 오승용, 이영화, 박지현(왼쪽부터).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10월13일부터 1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 올리는 ‘천생연분’은 국내 초연의 창작오페라다. 오영진의 희곡 ‘맹진사댁 경사’를 원작으로 이상우가 대본을 쓰고 임준희가 작곡한 ‘천생연분’은 연극·뮤지컬에서 잘나가는 양정웅이 첫 오페라 연출을 맡아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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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씨
양정웅씨
3주차 연습에 돌입한 주역 이영화(테너·서동 역) 김은주(소프라노·몽완 역) 오승용(바리톤·서향 역) 박지현(소프라노·이쁜이 역)은 “해 볼만한 도전”이라고 주먹을 불끈 쥔다. 예술의전당에서 연습 중 잠시 휴식하러 나온 이들의 얘기를 들어본다.

박지현(이하 박) 한국말은 잘하지만 우리말로 된 오페라는 정말 어려워요(웃음).

김은주(이하 김) 언어의 차이이지요. 이탈리아말과 달리 우리말은 자음에 격음이 많이 들어가고 모음계통도 틀려 가사를 전달하기 힘들어요. 강약을 조절하고 적절히 악센트를 넣어야 하는데, 그또한 쉽지 않고요. 유럽에서 보다 우리 무대에서 우리말 노래를 하는 게 힘들다는 데 ‘비극’이 있어요(웃음).

이영화(이하 이) 그래도 우리말의 창작오페라를 하는 작업은 반드시 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뿌듯합니다.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우리가 이 작품을 세계 초연할 때 비록 우리말로 공연했지만 관객들이 많이 웃어줬잖아요.

오승용(이하 오) 우리 오페라를 그들이 이해해 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코믹 오페라인 점을 알고 관람한 독일분들이 많이 웃고 호응해 줘서 신났습니다.

모차르트에서 푸치니까지 아우르고 외려 푸치니를 넘어선 작품이라고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너 자이퉁 같은 신문에서 극찬해주고 호평해 줬고요.

오페라가 처음이긴 하지만 양정웅씨가 연출을 맡아서, 오히려 잘 된 것 같아요. 우리 오페라이고, 우리 얘기이기 때문에 세세한 연기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겠죠. 어떤 날은 “연기가 왜 안되느냐.”고 핀잔도 받지만 몸이 악기인 성악가로선 사실 연기와 소리를 동시에 잘 하기란 쉽지 않죠.

그래서 더욱 피땀나게 연습을 해서 ‘천생연분’이 계속 무대에 오르고 해외에 들고나갈 수 있도록 해야죠(일동 웃음).

창작오페라가 그러기 쉽지 않은데, 작곡된 것을 성악가에 맞춰서 수차례 수정을 하면서 계속 진화해 나가는 점도 바람직해요.

작품에 몰입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지금까지 공연된 숱한 창작오페라 가운데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현대 동양화처럼 여백의 미를 살린 무대나, 한국적 독창성을 부여한 전통 어법도 마음에 듭니다.

줄거리 돈은 없지만 명망높은 김판서와 조선 최고의 갑부 맹진사는 사돈을 맺기로 한다. 그러나 정략결혼을 싫어하는 김판서 딸 서향과 맹진사 아들 몽완은 각자의 하인인 이쁜이와 서동과 역할을 바꾸어 만난다. 바뀐 신분도 모르는 채 만난 두 쌍이 첫눈에 반하고 혼례를 올리고, 고향을 떠난다는 내용.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2006-09-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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