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 신영복 함께 읽기/ 돌베개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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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기자
수정 2006-08-19 00:00
입력 2006-08-19 00:00

‘시대의 지성’ 울림 큰 의식과 삶

우리 시대의 지성 아니 스승으로 통하는 신영복(65). 감옥에서 20년 20일의 세월을 보냈다면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결딴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정반대다. 그의 사유는 더욱 투명하고 명징해졌으며, 고아한 풍채는 그야말로 선풍도골(仙風道骨)이다. 그런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최근 출간된 ‘신영복 함께 읽기’(돌베개 펴냄)라는 책을 통해 ‘인간 신영복’에 다가가 보자.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직 정년퇴임(25일)을 기념하는 책이다.

정년퇴임을 기념한다면 한정된 지인이나 학계를 대상으로 의례적인 정년기념 논문집 같은 걸 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상식을 배반한다. 신 교수의 저서를 감명깊게 읽고 그의 삶에서 영감을 얻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신영복 독해’를 시도하는 새로운 형식의 정년기념 문집이다. 그를 아끼는 동료 교수, 친구, 제자 등 60여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교수는 잘 알려져 있듯이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여년간 복역한 뒤 1988년 가석방돼 이듬해부터 성공회대 교수로 일해 왔다.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으로 자리매김해온 그는 창백한 관념성을 극복, 현실과 민중 속에서 자신의 의식과 삶을 재구성한 글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줬다.

저자 가운데 한 명인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신영복의 화두는 늘 사람과 사랑이었다.”며 그를 ‘사람을 거울로 삼는 구도자’로 평한다. 이어 이렇게 말한다.“신영복은 바위다. 그는 흔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늘 온화한 얼굴을 하고 있다.…그는 오래전에 ‘투쟁 패러다임’을 내버렸기에 자신의 메시지를 투쟁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독(誤讀)이 많아졌다. 신영복을 탓할 수는 없다. 그는 실천 없는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신영복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비롯해 출소 후 8년 만에 낸 사색의 글모음 ‘나무야 나무야’, 해외 여행기 ‘더불어 숲’, 동양고전 읽기를 통해 ‘관계론의 철학’을 펼친 ‘강의’등 그의 대표적 저작들에 대한 성찰도 담겼다. 책은 신 교수의 삶과 사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핀 1부와 그와 인연을 맺은 지인들의 사적 기록을 담은 2부로 이뤄졌다. 각자 나무로 살다가 선생을 만나 ‘더불어 숲’을 이룬 이들의 이야기. 그 진솔한 삶의 이야기가 우리 모두에게 ‘처음처럼’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6-08-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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