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후죽순 드라마 세트장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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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8-08 00:00
입력 2006-08-08 00:00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관광 수요를 기대하고 무분별하게 유치했던 영화·드라마 세트장이 대부분 애물단지가 됐다고 한다. 예산처와 행·의정 감시 전남연대가 밝힌 드라마 세트장 예산낭비 사례를 보면 기가 막힐 지경이다. 세금 수십억원을 퍼부었는데 해당 드라마 방영 기간에만 ‘반짝 관광객’이 찾았을 뿐, 종영 후에는 발길이 뜸해졌다는 것이다. 관리 부실로 폐허가 되거나 홍수에 유실된 경우도 있다. 이러니 아까운 예산을 탕진했다는 질타가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순천시가 특별교부세·시비·도비를 합쳐 63억원을 쏟아부은 SBS 드라마 ‘사랑과 야망’ 세트장에는 요즘 하루 유료관람객이 예상치의 절반인 750명이라고 한다. 태안군이 40억원을 들여 지은 ‘장길산’ 세트장은 제작사의 부도로 관광수입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뿐인가. 금산군이 2001년 만든 ‘상도’ 세트장은 방치됐다가 이태 뒤 홍수에 떠내려갔다고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해당 단체장들은 혈세낭비 책임을 모른 척하고, 이들에 대한 법적 제재도 마땅치 않다니 더욱 문제다.

지역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지자체의 노력은 권장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경제효과나 사업 타당성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다른 데서 하니까 우후죽순격으로 따라 하는 행태는 자제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일부 단체장은 자신의 치적 홍보용으로 촬영장을 유치한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단체장들은 예산낭비야말로 지역주민에게 가장 큰 해악이요, 죄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2006-08-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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