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黨과 함께 갈것”… 정계개편 부정적
박홍기 기자
수정 2006-08-08 00:00
입력 2006-08-08 00:00
노 대통령이 휴가 동안 편할 수 없었던 상황임에는 분명하다.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대한 거센 사퇴요구에다 법무부 장관 인선을 둘러싼 당·청 갈등까지 맞물렸다. 게다가 7·26 재·보선의 참패에 따른 정계개편과 탈당설까지 제기된 만큼 향후 국정 및 정국 구상에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수시로 상황보고를 받았고, 회의도 주재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어수선한 휴가를 보냈지만 당면 현안과 8·15 경축사 준비, 국정의 방향 등에 대해 상당히 정리한 것 같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6일 오찬에서 윤곽을 제시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오찬에서 법무부장관 기용을 둘러싼 당내 비판 의견과 관련,“내가 20%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라고 무시하는 것이냐.”면서 “나도 (언젠가) 뜹니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은 우선 당면 현안인 법무부장관 문제를 처리할 방침이다. 당·청 갈등의 핵심인 문재인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장관 기용 여부를 늦춰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현재로선 문 전 수석의 카드를 꺼낼지는 불투명하다. 때문에 제3의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8·15사면에 대한 기준도 마련했다. 가급적 정치인들은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때마다 나오는 ‘탈당론’에 대해 오찬 자리에서 “임기가 끝난 뒤에도 백의종군해서 열린우리당과 함께 하겠다.”며 쐐기를 박았다. 나아가 “당이 패배주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배를 갈아 타면 배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정책과 노선도 잃어 버리게 된다.”며 ‘정계개편론’에 반대를 표시했다. 정계개편을 통한 정권재창출을 염두에 둔 당 차원에선 ‘뜨악’할 만한 일이다.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역발상 카드’는 쓰지 않겠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당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은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인 이슈를 추스름으로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정과제에 힘을 쏟는 한편 외교·안보에 좀더 매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기적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더욱 얽히고 설킨 남북관계와 한·일관계, 한·미 관계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 대통령은 다음달 예정된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와 미국 워싱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에 적잖은 시간을 할애할 전망이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2006-08-08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