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우먼] 신순희 모든넷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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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찬규 기자
수정 2006-07-29 00:00
입력 2006-07-29 00:00
‘장애인이면서 여성, 여기에 사업기반이 지방….’ 이 정도면 CEO로서 불리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모든넷’ 신순희(46) 사장에게는 이러한 조건이 장애가 되지 않는다.‘모든넷’은 모니터형 전자칠판을 주력으로 멀티미디어 시스템 구축과 인터넷 홈페이지 구축, 검색엔진, 웹 메일 개발 등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30억원. 올해는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품 단가가 높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실적이다.

“3살때 앓은 소아마비, 그러나 좌절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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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희 모든넷 사장
신순희 모든넷 사장
그는 “어릴 때 다리가 불편하다고 놀리는 아이가 있으면 먼저 다가가 친구로 만들었다.”면서 “재미있게 해주니까 주위에는 늘 친구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밝게 자라던 그녀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부산대학교 약대에 합격을 했는데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 떨어졌다.

“부모님이 약대 진학을 희망했고 나도 약사를 하고 싶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 수험생을 받아 주는 대학을 찾아 전국 모든 약학대학의 문을 두드렸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대학입시 행정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반드시 헤쳐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신 사장의 집념을 꺾지는 못했다.

결혼후 인연을 맺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인생 전환

약사의 꿈을 접고 의류학과로 진로를 바꾸었다. 어릴 적부터 재능을 인정받았던 미술 소질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결혼이 그녀의 꿈을 다시 한번 접게 했다. 학창시절 사랑을 키워온 남편과 대학 졸업 후 곧 바로 결혼하면서 평범한 주부로 주저앉았다.

“만약 결혼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유명한 디자이너가 됐을 거예요. 당시 유학과 남편 사이에 갈등을 했으나 결국 사랑을 선택했죠.”

IT와는 결혼 후 우연찮게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신 사장의 인생에 결정적인 전환의 계기가 된 것은 1994년 ‘한국컴퓨터그래픽 대전’에서 은상을 수상하면서부터. 그녀의 컴퓨터그래픽 실력이 높이 평가받으면서 대전에 있는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취업했다. 또 국내 최초의 컴퓨터그래픽영화 ‘구미호’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뒤 구미지역 데이콤 지정사업체에서 일하면서 통신분야의 경험을 넓혀 나갔다.

악바리 정신으로 외환위기 극복

1997년 10월 ‘모든넷’을 설립했다.

“주위의 반대는 없었어요. 하고 싶은 일은 꼭 하는 성격이라 말려 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했겠죠. 남편은 오히려 창업을 권유하는 쪽이었어요.”

창업 첫해에 그녀는 소기업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외환위기라는 엄청난 시련을 만났다. 연구개발에는 많은 돈이 투자되는 반면 매출은 없어 개점 휴업상태가 계속됐다.

“직접 발로 뛰며 고객을 만났죠. 당시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어요.”

이런 성실함이 입에서 입으로 퍼졌다. 여기에다 일을 맡기면 똑소리나게 마무리하는 그녀의 실력이 알려지면서 일감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대구시청, 경북도청, 대구시교육청 등 대구·경북지역 관공서 전문정보시스템 구축작업은 거의 독식하다시피 했다.

신 사장의 성공에는 남편 이종열(48) 상무도 큰 힘이 됐다. 삼성전자를 다니던 남편은 창업 1년 후인 1998년 사표를 내고 합류했다. 그녀의 기술에 일류 기업 경험이 있는 남편의 조직관리까지 더해지면서 회사는 날개를 달았다. 이로 인해 직원도 없는 1인 회사가 지금은 직원 50명에 이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2003년에는 영업망을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서울사무소를 열었다.

신 사장은 최근 일본 중견기업인 ‘퀸랜드’사와 전자칠판과 프리젠드를 공급하는 MOU를 체결했다. 해외 수출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뚫은 것이다.

“술도 골프도 못하는 여성 장애인이 기업을 경영하는 데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기업의 몸집이 커지니까 더 어려워져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요. 여태까지도 해왔는데….”

잔잔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신순희 사장은

▲1961년생 ▲부산여고 졸업 ▲부산대 의류학과 졸업 ▲1994년 대전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 ▲1995년 세리콤 실장 ▲1997년 모든넷 창업 ▲한국과학기술평가원 이사 ▲국가기술혁신특별위원회 지역기술실무위원 ▲계명대 겸임교수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06-07-29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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