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개봉 일본 공포영화 ‘유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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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정 기자
수정 2006-07-27 00:00
입력 2006-07-27 00:00

“지하철 패스, 줍겠습니까?”

주인을 알 수 없는 낯선 물건에 대한 터부의식은 우리 민간신앙에도 뿌리깊게 자리잡아왔다.27일 개봉하는 ‘유실물’은 버려진 물건에 대한 금기를 공포물의 중심소재로 끌어안은 일본 공포영화이다. 지하철 유실물 보관소의 넘쳐나는 주인잃은 물건들이 이 영화에서는 공포의 근원이다. 지하철 승차권, 지하철 의자에 떨어진 팔찌를 주운 인물이 갑자기 실종되거나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지하철 승차권을 주운 여동생이 다음날 종적을 감춰버리자 나나(사와지리 에리카)는 동생의 실종이 원한이 서린 지하철 유실물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의문사하는 희생자들에게는 버려진 물건을 주웠다는 공통점이 있고 그 물건들의 주인이 동일인이라는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드라마의 얼개.



그러나 완성도 높은 ‘J(일본) 호러’의 계보에는 결코 끼지 못한다. 지하철 기관사와 여주인공이 연쇄살인을 일삼는 원혼의 진실을 밝혀가는 과정은 다음 장면이 예측될 만큼 틀에 박혔다. 제작진으로서는 작품의 최대 감상포인트로 공력을 쏟았을 마지막 하이라이트 대목은 시시한 좀비영화의 진부한 클라이막스를 보는 것 같아 오히려 씁쓸하다. 죽은 영혼들이 터널을 꽉 메운 채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장면들은 공포감이 아니라 매스꺼움을 자극한다고 해야 옳을 것 같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2006-07-27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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