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우정의 동업’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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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기자
수정 2006-07-26 00:00
입력 2006-07-26 00:00
‘우정의 동업관계 20여년’

중견 치료용 의약품 전문기업인 대화제약에 대학교 동기생 4명이 회장과 사장 등 경영진으로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막역한 친구간의 동업은 오래 가지 못한다.’는 속설과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성균관대 약학대 약학과 65학번인 김수지(62) 회장과 김운장(61) 사장은 1984년 대화제약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설립 자본금 5000만원은 각자 쌈짓돈을 털어 50대50의 비율로 냈다.

대화제약이 만든 경련을 가라앉히는 약품인 ‘후로스판’은 관련 약품 가운데 국내 처방 1위 품목이다.1분 이내에 임신 여부를 판정하는 ‘아이캔테스트’가 여성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는 등 170여 품목을 생산하고 있다. 연 평균 30.4%의 성장률을 보이는 이 회사는 지난해 3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2003년 코스닥에도 등록했다.

이들은 학창시절부터 절친했다. 김 회장은 대학 졸업 후 약국 경영과 무역업 등에서, 김 사장은 대학 졸업 후 국립보건연구원 약품부에서 근무하다 지난 84년 1월 의기투합, 대화제약을 설립했다.

또 동기 동창인 고준진(61)씨가 2003년 약국 경영을 그만두고 자본 참여를 하면서 부사장으로 경영에 합류했다.

대화제약이 지난달 22일 인수 및 합병(M&A) 신고서를 낸 계열사 DS&G(구 대신제약)의 이한구(60) 사장도 성균관대 약학과 65학번. 한때 대화제약 전무로 있었다.3개월간의 M&A절차를 마치고 9월쯤 합병하면 이 사장도 경영진에 동참하게 된다.

“인연 있는 사람들과 만들어가는 멋진 삶터”라는 회사의 슬로건과도 부합된다.

김 회장과 김 사장은 지난 86년 공동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지분 14.7%로 최대 주주인 김 회장은 현장을 누비며 직접 영업을 챙긴다.11.3%로 2대 주주인 김 사장은 내부 관리를 맡아 역할이 분담돼 있다.

김 회장은 지난 93년 한국 제약업계가 진출하지 않았던 볼리비아에 건너가 수출 기반을 마련하는 등 강력한 추진력을 보였다. 특히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의약분업시행 등으로 제약업계의 생산과 매출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김 회장은 해외 돌파구를 마련, 오히려 외형성장은 49%가량 늘었다.

반면 생산과 연구개발 등을 맡은 김 사장은 주말마다 강원도 횡성공장으로 내려가 텃밭을 가꾸는 ‘농부’로 변신한다.“나물 뜯어먹고, 시골에서 욕심없이 사는 게 꿈”이란 게 김 사장의 희망이다.

이들은 “마음대로 게으름을 피울 수 없고, 욕심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동업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학 동기생 4명의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되기를 기대해본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2006-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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