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징계절차법상 해임·파면 못해
공정한 재판을 강조하며 법관의 윤리 확립에 많은 신경을 써온 법원이었기 때문이다. 변현철 대법원 공보관은 14일 “이용훈 대법원장이 이번 사건으로 침통해하고 있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변 공보관은 “이 대법원장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법조비리의 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부서에 법조비리의 원인을 검토,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법원이 비리에 취약한 이유로는 자체 감찰에 취약한 제도상의 문제점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또 비리가 드러날 경우 엄정한 처벌보다는 사표로서 징계를 대신하던 관대한 처리 관행도 비리를 근절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법원은 이 대법원장이 취임한 뒤인 지난해 12월 대법원에 상시적 감찰기구인 윤리감사관실을 마련했고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사실상 그전까지는 비리나 윤리 문제를 감시·감독할 시스템 자체가 없었던 것이다.
그동안 법원은 문제가 발생하면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수석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위원 6명과 예비위원 4명으로 구성되는 법관징계위원회에서 문제 법관과 직원들의 내부 징계절차를 결정한다. 대검 감찰위원회가 시민단체, 교수, 변호사 등 외부인사 9명과 내부인사 1명으로 구성된 감찰위원회를 두고 있고, 법무부도 감찰위원회를 설치해 자체 감찰 외에 별도의 감찰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감찰에 있어서 법원은 미약하다 못해 ‘무풍지대’나 마찬가지였다. 판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징계는 정직이다. 법관징계절차법에 따르면 법관징계는 정직, 감봉, 견책만 있다. 해임과 파면 등은 원천적으로 할 수 없다. 때문에 비리가 적발되어도 사표만 받고 사실을 제대로 밝히지도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파면 규정 등이 없는 것은 인사외압 등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이번 김씨 사건을 계기로 징계가 마무리될 때까지 사표 수리를 하지 않는 규정을 마련하는 것을 포함해 전면적인 법조비리 방지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