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쌍춘년 결혼전쟁’
윤설영 기자
수정 2006-07-03 00:00
입력 2006-07-03 00:00
●비수기 7,8월 윤달에 평일 결혼도
회사원 김지형(29)씨는 다음달 26일(토요일) 결혼식을 올린다. 어지간하면 피한다는 음력 7월 윤달(양력 8월24일∼9월21일)이다. 하객들이 식사하기 편한 주말 점심시간을 잡기 위해 윤달에 결혼하는 찜찜함을 무릅썼다.“억울하죠. 나름대로 부지런히 한답시고 5개월 전에 식장을 알아 봤는데도 도저히 그때 아니고서는 주말시간 잡는 게 불가능하더군요. 우리끼리야 윤달, 뭐 그런 얘기에 신경 안 쓰지만 양가 부모님들은 많이 걱정들 하세요.”
하지만 당장 더 골치 아픈 것은 신혼여행 문제다. 휴가철과 겹치면서 항공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김씨는 “주위에서 예식장만 잡으면 신혼여행은 천천히 알아 봐도 된다고 해서 여유있게 생각했는데 웬만한 여행사는 항공권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소현(29·여)씨의 결혼식 날짜는 다음달 22일(화요일)이다. 아예 주말을 피해 평일인 화요일로 날짜를 잡았다. 그는 “남자친구의 9월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식을 올리려고 결혼을 서두르기는 했지만 비수기인 여름에 식장 잡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나마 윤달 시작 전에 결혼할 수 있는 게 위안이다. 하지만 박씨 역시 신혼여행이 문제다.“신혼여행은 꼭 유럽으로 가고 싶었지만 예약이 이미 두세 달 전에 다 끝났다더군요. 결국 파타야로 정했는데, 신혼여행 상품이라 할인도 못 받는 처지에 어쩔 수 없이 생각하지 않았던 곳을 가게 돼 속상하죠.”
●하객 400명이 안 되면 예약 거부 횡포도
웨딩컨설팅업체 IS의 경우 지난해 7,8월 예약이 30여건에 불과했으나 올해 40건이 넘을 정도로 늘어났다.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도 지난해 7,8월 예약이 20건 정도였지만 올해에는 40% 정도 증가,30건에 가깝다. 추카클럽 웨딩플래너 홍희정씨는 “8월 결혼을 문의하는 상담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늘었다.”면서 “쌍춘년 특수 말고 윤달을 피하려는 심리도 7,8월 한여름 결혼을 불사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했다.
이렇다 보니 예비부부들을 골탕 먹이는 ‘배짱 상혼’들이 활개치고 있다. 지난달 결혼한 정모(31)씨는 예식장의 횡포 때문에 결혼시간을 오후 5시로 늦춰 잡아야만 했다. 어렵사리 토요일 점심시간에 예약이 가능한 곳을 찾았지만 예식장측은 “하객이 400명이 안되면 예약이 불가능하다.”고 거부했다. 예식업계 관계자는 “예년에도 성수기 황금시간대에 비슷한 현상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지나칠 정도”라면서 “사진이나 꽃, 드레스, 한복 등도 최고급 상품만을 강요하는 등 사실상 웃돈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김준석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2006-07-0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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