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재보선 ‘공천 딜레마’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서울 송파갑·성북을, 경기 부천 소사, 경남 마산갑 등 4곳 가운데 부천 소사를 제외한 3곳에서 ‘대어’들이 공천을 노리고 있다. 송파갑의 이흥주 전 이회창 총재 특보, 성북을의 허준영 전 경찰청장, 마산갑의 강삼재 전 사무총장 등이 그들이다.
이력만 놓고 보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만큼 화려하지만 하나같이 나름의 ‘찜찜한 측면’을 지닌 탓에 공천심사위원들은 물론 당내에서도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경우,‘전력’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현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치안비서관과 서울지방경찰청장 등을 거치면서 승승장구했던 인사를 공천해서 되겠느냐는 비판론이 강하다. 이에 반해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경찰 수사권 독립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면서 경찰의 두터운 신망과 폭넓은 인맥을 확보한 인사를 참여정부의 고위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해선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허 전 경찰청장은 2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전날 열린우리당이 청장 재직의 농민사망 사건을 놓고 자신의 책임을 거론한 데 대해 “농민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경찰을 다치게 한 근본책임은 여당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흥주 전 특보에 대해서는 ‘창심(昌心)’ 논란이 뜨겁다. 이회창 전 총재가 1993년 총리 비서실장을 시작으로 10년간 자신을 보좌해 온 이흥주 전 특보에 대한 공천을 당 관계자들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인지상정 아니겠느냐.”는 온정론도 있지만 “정치 재개를 위한 교두보를 세우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견해도 있다.
현지에선 “송파에 아무런 연고도 없던 인사들이 공천 때만 되면 득달같이 몰려드는데, 송파가 아무나 꽂으면 되는 낙하산 도달점이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강삼재 전 사무총장에 대한 견해차는 더욱 첨예하다. 소장·개혁파들은 “공천을 통해 당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강 전 총장은 이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는 부정론을 펴고 있다.
반면 중도·보수파들은 “당을 위해 모든 것을 떠안고 잠시 정계를 떠난던 인사를 이에 와서 당이 거부한다면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희생하려 하겠느냐.”고 주장한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