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쟁점 이렇게 넘자](8)원산지 규정·통관·검역·의약품
김성수 기자
수정 2006-05-31 00:00
입력 2006-05-31 00:00
기업 “美 통관 州마다 달라 애로…표준화를”
특히 미국이 원하는 대로 원산지 규정을 만들면 피해가 국내 기업에 고스란히 돌아오는 비관세장벽이 되는 만큼 품목별로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산? 중국산?
예를 들어 한국에서 만든 옷이라도 중국산 또는 베트남산 실을 썼다는 이유로 한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면 특혜관세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일반관세를 물 수밖에 없다. 때문에 FTA 협상때는 원산지 기준에 대해 서로 첨예하게 협상 막바지까지 대립하는 게 통례다. 국제적으로 통일된 기준이 없다는 점도 이를 둘러싼 마찰을 크게 할 수 있는 요소다. 이번 협상에서는 특히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상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통관 절차, 위생·검역 규정 간소화
미국은 통관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해 기업들에 추가 비용을 부담시킨다는 불만이다. 더구나 미국은 주(州)별로 기술규정이 달라, 연방규정만 통과해서는 통관이 어렵다. 특히 농산물이나 가공식품을 수출할 때는 세관에서 샘플(견본)수거나 검역에 지나치게 시간이 오래 걸려 부패하기 쉬운 식품 등은 금전적 손실이 적지 않다는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이같은 과다한 서류, 부당한 통관 지연 및 시비 등 통관시 발생하는 문제로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협상에서는 통관절차의 간소화, 신속화, 표준화 등을 미국측에 요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임호기 전자산업진흥회 팀장은 최근 한 세미나를 통해 “원산지 증명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수출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산지 증명의 자율 발급제도 도입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리지널 약값 올려라”
의약품 분야 협상에서는 미국이 오리지널 약품의 가격인상과 신약지정 대상을 크게 늘려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체약품이 없는 오리지널 제품의 약가산정은 선진 7개국의 평균가격과 비슷한 효능의 제품 가격을 비교, 낮은 쪽을 채택하게 돼 있다. 우리의 이런 약가 정책에 대해 다국적 기업들의 불만이 큰 만큼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약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할 게 뻔하다. 또 자국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 강화와 함께 제네릭의약품(카피약·특허가 만료된 신약을 복제한 약)의 허가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협상에서 미국측의 이같은 요구가 관철된다면 그간 제네릭의약품 개발을 주로 해온 국내 제약기업들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렇게 되면 경쟁력이 약한 국내 제약 기업들의 존립 자체가 흔들리게 되고, 다국적기업들의 고가정책으로 인해 의약품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예상되는 만큼 우리가 미국측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2006-05-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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