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영화제 폐막작 감독 송란희씨
나길회 기자
수정 2006-05-29 00:00
입력 2006-05-29 00:00
“이혼·처벌로 가정폭력 악몽 끝나지 않아”
지난 26∼28일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 제1회 여성인권영화제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서울 여성의 전화 주최)의 폐막작 ‘앞치마’를 연출한 송란희(29) 감독.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들의 삶이 궁금해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송 감독은 25분짜리 다큐 영화에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40대 후반 A씨의 현재 삶을 담았다. 남편에게 언제 또 맞을지 몰라 늘 거들을 입고 그 안에 통장과 주민등록증을 간직하고 살았던 A씨. 그는 13년 전 칼을 휘두르는 남편을 피해 ‘앞치마’를 두른 채 맨발로 쉼터를 찾아갔다.
피해자였지만 이혼 후 그에게 남은 건 이혼녀라는 낙인 그리고 생활고였다. 송씨는 “A씨는 뒤에서 수군거리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자임에도 당당하지 못하고 상담자 외에는 친구도 없이 외롭게 살아왔다.”면서 “큰아들의 술버릇이나 폭력적인 모습을 볼 때면 남편을 보는 듯한 공포감에 떨어야 했다.”고 전했다.
송 감독이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가정폭력과 관련된 문제가 똑같다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를 해도 그저 ‘가정사’로 치부해 버린다는 것. 그는 “가정폭력 가해자가 상담을 받으면 기소유예를 해주는 제도가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다.”면서 “차리리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금보다 더 지원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2006-05-2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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