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BK ‘쿠어스필드의 수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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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일영 기자
수정 2006-05-18 00:00
입력 2006-05-18 00:00
미 프로야구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해발 1600m에 자리잡아 공기 저항이 적은 이곳에선 변화구 구사가 어렵고 공의 비거리는 평균 7.5%에서 최대 10%까지 늘어난다. 워닝트랙에서 잡힐 수 있는 타구가 펜스를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해 투수로선 죽을 맛이다.

하지만 김병현(27·콜로라도)은 유독 쿠어스필드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항상 타자를 공격하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선다.”는 김병현은 지난해 홈구장에서 프랜차이즈 사상 세번째로 낮은 4.50의 빼어난(?) 방어율을 남겼다. 시즌 방어율인 4.86보다 되레 낮았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17일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전에 선발등판한 김병현은 7이닝 동안 올시즌 최소 피안타인 4안타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낚았다.

김병현은 5-1로 앞선 8회 마운드를 넘겼고 호세 메사와 스콧 도맨이 1이닝씩을 깔끔히 막아 김병현의 승리를 지켰다.

볼넷을 5개 내줄 만큼 초반에 흔들렸지만 위기관리능력과 동료들의 도움에 힘입어 방어율도 5.89에서 4.62까지 끌어내렸다. 지난해 9월4일 이후 8개월여만에 홈구장 승리. 투구수 102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66개였고, 삼진 5개를 보태 개인통산 600탈삼진에 3개를 남겨뒀다.

출발은 끔찍했다. 톱타자 라파엘 퍼칼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를 허용한 김병현은 평정심을 잃었다.2번 케니 로프턴과 3번 노마 가르시아파라의 타석에서 어이없는 폭투를 기록했고 모두 볼넷으로 출루, 무사 만루에 몰렸다. 지난 11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4와 3분의2이닝 동안 7실점했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4번 J.D. 드류를 맞은 김병현은 볼카운트 2-0에서 안이하게 가운데에 집어넣다가 우전안타를 맞았다.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우익수 브래드 호프가 정확한 홈송구로 2루주자를 아웃시켜 한숨을 돌렸다.

‘쿠어스필드의 수호신’ 김병현의 진가가 드러난 것은 이때부터. 지난해보다 한층 성숙해진 그는 스트라이크존 하단에 걸치는 정교한 제구력을 회복, 제프 켄트와 호세 크루스 주니어를 삼진과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타석에선 우익수 브래드 호프가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1회 수비에서 결정적인 어시스트를 기록했던 호프는 0-1로 뒤진 2회 동점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4회 무사 1·2루에서 역전 3점홈런을 뿜어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06-05-1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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