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24時-(5) 서울시장] 민주 박주선 “서울생활이 벌써 40년”
황장석 기자
수정 2006-05-17 00:00
입력 2006-05-17 00:00
과거 전남·광주지역 방송사에서 근무할 때부터 후보와 친분을 쌓았다는 그 간부는 “왜 꼭 서울시장에 출마해야 하느냐.”며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 후보는 “입법·사법·행정부 경험을 두루 갖추고 시정(市政)을 이끌 적임자는 박주선뿐”이라고 되받았다.
“후원금을 내겠다.”며 미소를 짓는 방송사 간부에게 손을 흔들며 15분가량의 짧은 논쟁을 마친 그는 인근 아현시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승용차에 올랐다. 그 옆 자리에 탔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이 나왔다.“차떼기당에 공천비리 파문이 줄줄이 터지는데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떨어질 줄 모른다.”고 했다.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에 답답함을 우회적으로 토로하는 말로 들렸다.
6분 만에 아현시장에 도착해 상인과 주민 손을 부여잡고 “서울시장 선거는 서울시라는 거함의 운전기사를 뽑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곤 “소속 정당은 운전면허 받는 학원일 뿐이니 누가 운전 잘하는지 보고 투표해 달라.”고 당부했다.‘장사가 안돼 빚만 는다.’는 하소연에 그는 “깊은 신음소리를 새겨듣고 간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점심으로 설렁탕 한 그릇을 먹은 박 후보는 구로구 오류동 언덕의 한 양옥집을 찾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46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당시 담임이었던 최기태(68) 은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초상화도 그려주고 가난한 그를 위해 방과 후에 따로 공부를 가르쳐줬다고 한다. 카네이션 바구니를 받고 눈시울이 촉촉해진 은사는 “거의 매년 망년회를 열어준 고마운 제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의 어머니 얘기를 했다.“초등학교 때 자네 어머니가 얼마나 자네 부탁을 나한테 했는지 몰라. 훌륭한 어머니셨지.”
“꼭 당선돼서 좋은 술을 한 병 들고 찾아뵙겠다.”며 은사와 헤어진 박 후보는 여의도 선거사무실로 향하는 차 안에서 어머니 얘기를 꺼냈다. 일흔 여덟 살의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는 “어머니께선 출마 사실도 모르신다.”고 했다.“2004년 아들(박주선)이 검찰에 두번째 구속됐을 때 충격으로 기억을 놓으셨다.”고 했다.
장사일로 전국을 떠돈 아버지 대신 행상 등으로 생계를 맡은 어머니는 피를 팔아 그의 중학교 입학금을 댈 정도로 내리사랑이 각별했다고 한다.
끊임없이 걸려오는 참모들과 지인들의 전화를 받던 그가 잠시 눈을 붙였다. 새벽 4시30분이면 일어나 집 근처 산에 오르며 체력을 관리해 왔지만, 바쁜 일정에 피로가 쌓인 듯했다.
여의도 선거사무실에 도착, 이날 저녁 예정된 방송토론회 준비를 하던 중 손님이 찾아왔다.‘선배’라고 부르는 이훈평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호남 표가 자포자기 안 하면 당선인데, 노무현 정권에 허탈감을 느껴온 호남표가 꿈틀대기 시작했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6-05-17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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