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18 민주화정신 폄훼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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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5-16 00:00
입력 2006-05-16 00:00
해마다 이즈음이면 정치인들로 붐비는 곳이 광주와 5·18묘역이다. 광주항쟁 26돌을 맞은 올해도 어김이 없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여야 지도부의 5·18 행보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5·18의 숭고한 정신과 희생영령의 넋을 기리려는 발길을 꾸짖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여야가 내보이는 행태들은 이와 거리가 멀다. 고작 지방선거에서 몇 표 더 얻어보자는 얄팍한 표심잡기 경쟁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볼썽사나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적자(嫡子) 논쟁에 더해 엊그제 터져 나온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의 망언을 접하면서 과연 정치권이 5·18을 기념할 최소한의 양식과 자세를 갖추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광주사태 군 투입은 질서유지 차원”이라는 이 의원의 망언은 당직 박탈과 당 윤리위 회부로 그칠 일이 아니라고 본다. 마땅히 국회 차원의 징계가 이뤄져야 하며, 그 이전에 이 의원 본인의 대국민 사죄가 있어야 한다. 실언으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몰역사적, 반인권적 발언이다. 그가 집권여당 인권위원장으로 있었다는 게 어리둥절할 뿐이다. 이미 2003년 소장의원들의 5·18 술자리 파동으로 물의를 빚은 여당이다.5·18을 단순히 민심잡기용 겉치레의 도구로 인식하는 게 아니라면 열린우리당은 그에게 보다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적자 논쟁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 지역주의 극복을 외치다가도 선거만 닥치면 이에 기대고 보려는 여야의 구태에 국민들은 식상했다.“광주에서의 패배는 지방선거 전체의 패배”라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발언 같은 행태야말로 광주 민심을 욕 보이는 것이다. 광주와 5·18은 특정지역, 특정정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야는 ‘5·18마케팅’을 그만두기를 바란다.

2006-05-1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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