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젊은이들 세계 시민의식 가져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서울대 강단에 섰다. 아난 총장은 문화관 강당에서 학생 600여명을 상대로 ‘한국과 유엔간의 협력관계’란 주제의 특별강연을 갖고 남북관계 등 국내외 현안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우리 정부 초청으로 지난 14일 방한한 아난 총장은 16일까지 노무현 대통령, 김원기 국회의장,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 등을 만난다.
그는 질문하는 학생들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하고 자기 고국인 가나 출신 유학생이 질문을 하자 가나 말로 대화하며 반가움을 표하는 등 질의 응답 시간 내내 밝은 모습을 보였다.
남북관계, 한·미 관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에는 대체로 원론적인 수준에서 답변했다. 남북관계 전망에 대한 질문에 그는 “6자 회담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회담에서 좋은 해결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 데 대해서는 “주한미군은 한국과 미국의 합의하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문제는 두 나라 정부가 나서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이 출마의사를 밝힌 차기 유엔 사무총장과 관련,“10월이 돼 봐야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유엔 사무총장은 한 나라의 총장이 아니라 전 세계의 총장인 만큼 누가 된다고 해서 특정 국가에 특별한 이점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화와 경제개발에 성공한 한국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훌륭한 발전 모델”이라면서 “앞으로 한국이 유엔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나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 받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을 막지 못했던 게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가장 힘들었습니다. 특히 그해 8월 이라크 바그다드 유엔사무소가 폭격을 받아 직원 23명을 잃은 것은 견딜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이었지요.”
최근 출범한 유엔 인권이사회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만 참여하는 국가의 인권 상황이 일부 우려되는 점이 있어 인권이사회가 이들 나라의 상황을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1월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그는 2001년 세계평화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