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푸 2차매각설 공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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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희 기자
수정 2006-05-16 00:00
입력 2006-05-16 00:00
한국까르푸 2차 매각을 두고 인수 당사자인 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경쟁 업체 신세계 구학서 사장의 신경전이 팽팽하다. 이미 인수가 결정된 까르푸를 두고 왜 ‘설전’이 오가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발단은 지난 12일 신세계 구학서 사장과 중국 현지에서 기자들과의 간담회장에서 시작됐다. 구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이랜드가 까르푸 점포 11∼12개가량을 매각할 것 같다.”면서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일부 자산의 매각은 불가피하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

박 회장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까르푸 운영자금 부족 주장도 이랜드 그룹을 흔들기 위한 음해”라며 강경하게 맞섰다. 또 “인수계약 체결 이후 오히려 국내외 금융기관이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메일 사전 통보’를 놓고도 충돌했다. 구 사장은 “박성수 이랜드 회장이 인수 발표전 e메일을 보내 인수사 확정 사실도 전했다.”면서 “‘함께 제휴해 낙찰후 까르푸 점포를 나눠갖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는 “사전 통보는 경쟁 업체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면서 “오히려 인수계약 체결 이후 국내 유통업체들이 까르푸 일부 점포 인수 제안을 하고 있지만 거절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대응했다.

신세계 구 사장은 왜 이랜드의 2차매각 건을 끄집어 냈을까. 신세계측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것뿐”이라고 해명하지만, 경쟁사의 주장과 상반되는 의견을 밝히는 게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할인점 1위 이마트가 할인점 2∼3위권으로 ‘거대해지는’ 이랜드를 견제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이랜드는 패션 브랜드 60개를 가진 곳”이라면서 “아직까지 백화점이 ‘갑’의 입장이긴 하지만, 유통망이 커지면 입점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는 측면에서 반대 관계도 성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의 의문점은 재매각설에 대한 박 회장의 반박 근거다. 이에 대해서는 ‘세일즈앤드리스(건물을 매각한 뒤 곧바로 임대해 사용하는 것)’ 방식이 무기가 될 수 있다. 이랜드는 2003년 뉴코아아울렛 등을 인수한 뒤 15개 매장 중 8개만 소유하고 나머지는 임대해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장을 임대해 운영한다면 ‘2차 매각’과는 다른 셈”이라면서 “까르푸 일부 매장을 아예 팔지 않고, 인수 뒤 건물만 일부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2006-05-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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