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사옥 로비’ 수사차질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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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5-16 00:00
입력 2006-05-16 00:00
박석안 서울시 전 주택국장의 자살배경과 함께 검찰의 현대차 사옥증축 관련 수사가 어떤 영향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박씨의 죽음으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환에 심적 압박감

박씨는 지난 4월28일부터 5월12일까지 5차례에 걸쳐 현대차로부터 그랜저XG 승용차를 시가보다 싸게 산 배경과 자금출처, 인허가 과정 개입여부 등을 조사받았다. 검찰은 서울시 모 과장도 그랜저 승용차를 구입한 것을 확인하고, 금품수수 여부 등을 조사했다.

박씨는 그동안 심적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강서구청 후배 공무원 K씨 등과 반주를 곁들인 점심식사에서 박씨는 “30년간 복무하면서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는데, 조사를 받으면서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씨가 검찰이 본인의 의혹뿐 아니라 다른 사람것까지 추궁하자 심적 부담을 느낀 나머지 자살을 선택한 게 아니냐고 분석한다.

박 전 국장은 누구

박씨는 1975년 10월 7급으로 서울시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2004년 5월 서울시의 ‘꽃’이라는 주택국장에 올랐다. 지난해 6월부터는 공로연수에 들어가 지난해 말 정년 퇴직했다. 역대 주택국장 가운데 드물게 정년을 다 채워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서울시 공무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박씨는 퇴직 후 지난 3월 모그룹 계열사에 고문으로 입사했다. 이후 1개월 후에 서울시 새 청사 시공사로 이 그룹이 선정되자 ‘전관예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씨 인허가과정서 상당한 비중

검찰도 박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대해 무척 당혹스러워한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이 조의를 표하며 “차질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한 점에서 검찰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검찰은 현대차 증축 의혹과 관련, 두 방향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 서울시와 건교부, 서초구 관련자 등 현대측이 직접 로비를 벌인 부분과 15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재록 전 인베스투스글로벌 대표를 통한 간접 로비의혹이다. 박씨는 현재까지 현대차 사옥과 관련해 조사받은 서울시 관계자 가운데 최고위직이다. 검찰은 서울시 관련자들과 건교부와 서초구 관련자들을 불러 인허가 과정 등을 조사했다. 박씨는 건축관련 인허가의 주무국장이자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으로서 비중이 컸다.

하지만 박씨가 숨져 이 부분에 대한 현대차의 직접로비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성곤 김효섭기자sunggone@seoul.co.kr

2006-05-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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