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맛도 못봤는데 꼭짓점?
백문일 기자
수정 2006-05-11 00:00
입력 2006-05-11 00:00
경제5단체는 10일 서울 무역센터에서 긴급회동을 갖고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상무,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상무, 한국무역협회 유창무 부회장,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장지종 부회장, 한국경영자총협회 이동웅 전무.
강성남기자 snk@seoul.co.kr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월간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상승 속도가 조정되고 있는 조짐이 일부 지표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이후 둔화세를 보이던 생산제품 재고지수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여 1년간 지속된 경기상승 국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아직은 생산지수가 증가하고 있어 경기가 정점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재고가 더 쌓일 경우 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전환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생산과 재고지수로만 봤을 때 1·4분기의 상황은 경기가 후퇴하기 시작한 2004년 2·4분기와 거의 같다.
KDI 신석하 박사는 “앞으로 2·4분기의 동향이 경기국면을 판단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 “현재의 모습이 지난해 4·4분기의 양상과는 다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신 박사는 “계절조정 전기 대비로 1·4분기에 1.3% 성장한 게 나쁜 것은 아니지만 2·4분기나 하반기에 더 내려간다면 경기는 하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재고가 다시 줄거나 증가세가 완만해 질 수 있지만 현재 경기상승 속도가 조정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성장률 5% 전망치를 수정할 생각이 없다.”면서 “2·4분기 성장률이 떨어지더라도 문제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에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심리가 3개월째 하락해 100.6으로 내려앉고 기업들의 경기실사지수(BIS)가 일제히 하락한 것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선행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 성장률이 3월부터 제자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도 고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흑자의 여파로 환율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점을 지적한다. 씨티그룹은 원·달러 환율이 920원선에서 바닥을 형성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운영계획을 짜면서 연평균 환율을 1010원으로 전제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의 제임스 매코맥 아시아담당이사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원화 강세로 고유가 부담을 상쇄하는 한국 정부의 정책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으나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우며 지금까지 잘 버텨온 수출도 꺾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증권가는 하반기 경기전망에 낙관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반도체 등이 계절적 요인과 맞물려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6-05-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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