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도 TV홈쇼핑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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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운 기자
수정 2006-05-05 00:00
입력 2006-05-05 00:00
보험에 이어 주식 펀드에도 TV홈쇼핑 시대가 열리고 있다. 증권사들이 적립식펀드 등의 판매 주도권을 은행에 내준 뒤 대안 창구로 찾은 곳이 홈쇼핑인 셈이다. 그러나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는 투자상품을 즉흥적으로 선택한다면 뜻밖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지난달 30일 CJ홈쇼핑을 통해 ‘동양 모아드림펀드’에 대한 소개 프로그램을 1시간 동안 내보냈다. 펀드에 대한 상품 소개는 물론, 주식형펀드를 통한 재테크의 필요성과 투자요령 등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안내했다. 이 펀드에 관심을 가진 시청자는 방송이 끝난 뒤 전화 상담원의 안내를 받아 펀드가입 절차를 밟도록 했다. 동양종금은 이전에 내보냈던 자산관리계좌(CMA) 광고 방송과 함께 이날 펀드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좋아 편성 시간을 계속 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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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과 한화증권도 CJ·GS·농수산·우리·현대 등 5개 홈쇼핑 방송업체와 방송단가 및 시간대 등에 대해 협의 중이다. 다른 증권사들도 선발 업체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은 일반 홈쇼핑 판매상품과 달리 방송 중에는 전화주문을 할 수가 없다. 방송이 끝난 뒤 전화상담을 거치기 때문에 판매방송이 아니라 광고방송이다. 하지만 홈쇼핑 광고방송은 공중파보다 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정보를 제공하면서 사실상 판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공중파 광고는 황금시간대 15초 방송비용이 3000만원 정도인 반면 홈쇼핑은 1시간 방송에 1억원 정도다.

과장 광고로 보험도 직격탄

보험은 홈쇼핑에서 ‘대박 상품’으로 통했다. 지난 2002년 43억원에 불과했던 홈쇼핑 전체 매출이 3년 만에 100배 성장한 4000억원을 넘었다. 자동차보험 적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손해보험사도 지난해 4월부터 올 1월말까지 LIG손해 486억원, 동부화재 236억원, 현대해상 94억원 등 쏠쏠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홈쇼핑 판매의 황금 시간대라는 주말 오후 11시 이후는 보험 방송으로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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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방송업체 입장에서도 일반 상품과 비교해 배송·반품에 따른 비용 손실이 없고, 판매 수수료도 많이 받을 수 있어 알짜배기 상품으로 여긴다. 홈쇼핑 전체 수입의 30∼50%를 보험사가 채워줄 정도다. 그러나 부실판매가 늘면서 올들어 홈쇼핑 보험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2월 5개 홈쇼핑 업체의 47개 보험광고를 조사한 결과, 변액보험의 과장광고 등 잘못된 광고가 76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분기 홈쇼핑 보험의 매출은 지난해 4·4분기보다 30% 감소했다. 보험보다 실적배당의 성격이 강한 주식펀드는 소비자 피해가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 상담과 수시점검 필요

홈쇼핑 방송 계획이 없다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보험사는 방송을 본 시청자가 전화상담원에게 주소를 남기면 이튿날 설계사를 보내 가입 절차를 밟지만 증권사는 그럴 만한 인력이 없어 맞지 않는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가입하는 펀드도 있지만 부실판매 때문에 벌써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온다.”고 덧붙였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펀드는 가입자 사정에 따라 펀드의 성격, 편입 종목의 선택 및 변경, 가입후 시황 점검 등이 필요한 상품”이라면서 “수시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동양종금 관계자는 “홈쇼핑을 통해 단기적인 판매실적을 내기보다는 공중파 이상의 광고 효과만 기대한다.”면서 “시청자도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재테크에 관심이 큰 층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2006-05-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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