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하와이 주문 美본터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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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기자
수정 2006-04-15 00:00
입력 2006-04-15 00:00
하와이 호놀룰루의 맥도널드 가게 밖에 차를 세워놓고 햄버거를 주문하는 손님은 정작 자신과 마이크를 통해 얘기하는 사람이 점포안의 직원이 아니라 태평양 건너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콜센터 직원이란 사실을 알면 한참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이해가 안 가는군. 도대체 왜 이런 괴상한 짓을 하지?”라고 되물을지도 모른다.

패스트푸드의 대명사 맥도널드는 미국내 40개 점포 밖의 차 안에서 쏟아내는 주문을 로스앤젤레스에서 240㎞ 떨어진 산타마리아의 콜센터가 접수하도록 했다. 콜센터에선 다시 인터넷을 통해 점포들에 조리 지시를 내린다.

뉴욕타임스는 맥도널드가 이처럼 번거로운 실험을 하게 된 이유를 최근 짚었다. 기사 제목은 ‘패스트푸드 주문의 장거리 여행’.

“철저하게 시간과 돈을 따진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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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은 18개월 전부터 시작됐다.36명의 직원이 일하는 이곳 콜센터에서 254만건의 주문을 처리했지만 대다수 손님은 전혀 모르고 있다. 인도 뱅갈로르에 있는 미국 기업의 콜센터에서 고객 불만을 접수한다는 얘기는 들어봤지만, 햄버거를 주문할 때도 이런 식이란 얘기는 금시초문인 것이다.

이 구상은 시간과 돈이라는 미국인의 절대적 가치를 추종한 결과다. 처음엔 점포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주문을 받아 빚어지는 실수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차가 많이 밀려드는 점심시간, 폭주하는 주문을 소화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주문을 끝낸 차가 빠져나가고 뒤차가 마이크 앞에 도달할 때까지 생기는 10초의 짬을 여러 점포에서 종합하니 엄청난 시간이 낭비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콜센터로 집중시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콜센터 직원 책상 컴퓨터에는 ‘양념을 물어보세요.’같은 문구가 떠 좀더 정확한 주문을 받도록 돕는다. 헤드세트로 얘기하며 인터넷으로 지시를 내리니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회사측은 직원 한명이 가장 바쁜 점심때 1시간에 95건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어 인건비를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손님에게 메뉴 안내도 충실히 해 매출 증대에도 기여한다고 강조한다. 집중된 서비스를 통해 손님 입맛까지 확인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인 셈이다.

이 실험은 올해 안에 캘리포니아 점포들에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하디스와 칼스주니어, 레스토랑 체인 CKE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맥도널드는 40곳 외에 50개 점포로 시범 운영을 확대했다.

“좋은 음식” 적극적 홍보전

한편 어린이 비만을 유발하고 저임 노동을 강요한다는 비난 여론에 시달려온 맥도널드는 이를 반격하는 대대적인 홍보 캠페인을 계획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현지시간) 전했다. 패스트푸드의 폐해를 신랄히 꼬집어온 에릭 슐로저가 11∼15세를 겨냥해 다음달 출간하는 책 ‘이걸 씹어봐라’와 가을에 개봉되는 에단 호크 주연의 영화 ‘패스트푸드 국가’에 선수(先手)를 치자는 계산이 깔려 있다.

맥도널드는 매장에 ‘브랜드 친선대사’를 배치하는 것과 더불어 ‘진실의 수호대’라는 안내 책자를 비치하기로 했다. 다음주 일리노이주 오크브룩에서 열리는 임원회의에서 “건강에 좋은 메뉴”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대대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6-04-1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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