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株 가치산정 또 논란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주식에 대한 가치산정은 어렵다. 주당순자산가치와 주당순손익가치를 비교해 큰 것을 비상장 주식 가격으로 산정하게 한 상속증여세법이 있지만, 이 법은 기업활동에서 발생 가능한 변수 대부분을 무시한 계산법이라는 평가다. 딱 떨어지는 주가산정법이 없기 때문에 비상장 계열사를 이용한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이 제기되는 일이 많다. 검찰에도 낯익은 주제가 됐다. 본텍 주가산정에 대한 검찰수사는 그동안 검찰이 갈고 닦은 비상장 주식에 대한 가치산정 노하우를 선보일 기회다. 재벌들은 비상장주식 중에서도 장외거래가 거의 없는 주식을 선호한다. 지난해 8월까지 ㈜기아차, 글로비스 등 관계사와 정의선 기아차 사장 등 관련인들이 99.72%의 지분을 보유했던 본텍 주식도 장외거래가 거의 없었던 종목이다.
비상장주식을 이용한 경영권 승계의 모습은 SK글로벌 사태 때도 나타났다. 하지만 회계법인들조차 비상장주식 가치산정에 정답이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이를 이용한 부당거래 자체만으로 혐의를 입증하기는 어렵다. 비상장주식과 연계된 채권을 저가발행하는 방법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한 삼성이 그렇다.1996년 삼성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가 7700원에 이재용 상무 남매들에게 발행된다. 검찰은 적정 주가를 8만 5000원선까지 봤지만,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에버랜드 경영진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1심 법원은 “에버랜드의 적정 주가를 산정하거나 회사의 손실을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상속증여세법 등으로 주가를 상정, 적용한 삼성종합화학 이사회와 주주들간 민사사건 판례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