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 기형적 자본구조가 화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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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 기자
수정 2006-04-13 00:00
입력 2006-04-13 00:00
외환은행의 고무줄 같은 ‘BIS 비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눠 이에 100을 곱한 수치다. 자기자본이 늘면 비율은 높아져 건전함을 의미하고, 위험자산이 늘면 비율이 낮아져 부실해진다는 얘기다. 현재 의혹의 핵심은 2003년 6월16일 9.14%였던 외환은행의 2003년 말 자기자본비율 전망치가 7월25일에는 6.16%로 나왔다는 데 있다.

어떻게 한 달여 만에 3%포인트나 급락했을까. 금융 전문가들은 외환은행의 비정상적인 자본구성을 꼽는다. 외환은행의 2003년 말 자기자본은 3조 6066억원이었다. 자기자본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나뉘는데, 당시 외환은행은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이 각각 1조 8033억원으로 같았다. 다른 은행들의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이 6대 4 정도인 것과 비교된다.

기본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으로 구성된다. 보완자본은 대손충당금(정상, 요주의 자산), 만기 5년 이상 후순위채 등으로 이뤄진다.

금융감독 당국은 보완자본을 기본자본의 100% 범위 내에서만 자기자본으로 인정한다. 그런데 외환은행은 기본자본은 작고, 보완자본은 넘치는 기형적인 구조였다. 기본자본이 줄면 보완자본도 똑같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예컨대 하이닉스의 경우 연말 주가를 1000원으로 보고 하이닉스 여신에 대한 충당금도 연말까지 1000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으로 전제해 작성됐다. 충당금 1000억원을 더 쌓으면 기본자본이 1000억원 줄어들고 동시에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보완자본도 1000억원 감소한다. 은행 관계자는 “보완자본이 많고 충당금 규모가 들쭉날쭉한 부실자산이 많은 외환은행의 자본구조상 약간만 손을 봐도 BIS 비율이 춤출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감사원이 12일 “부실채권이 중복 계산됐다.BIS 비율은 8% 이상일 것이다.”고 밝힌 데 대해 의아해 한다. 부실채권이 늘면 당기순이익이 줄어 들고, 사내에 유보하는 잉여금도 감소한다. 잉여금은 자기자본을 구성하는 요소다. 감사원 논리는 부실채권을 중복한 결과 잉여금이 줄었고, 이에 따라 자기자본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사원이 밝힌 대로 ‘수백억원’이 중복된 부실채권을 최대 999억원으로 잡고, 이를 자기자본에 추가해도 BIS 비율은 0.4%포인트 정도만 올라간다는 주장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6-04-1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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