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비율 조작 외부·윗선 개입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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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경 기자
수정 2006-04-11 00:00
입력 2006-04-11 00:00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의 핵심인 2003년 말 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을 뒷받침하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10일 매각 당시 태스크포스(TF)팀장 전용준씨와 매각자문사인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씨를 구속수감하면서 외환은행 안팎에 있는 공범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수사 착수 이후 관계자들이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도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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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원 전 외환은행장 “6.16% BIS 비율 과장된 것 같다”

비금융기관인 론스타가 환은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BIS 비율이 부실 금융기관 기준인 8% 이하로 떨어져야 했다.

2003년 9월 금감위는 환은측이 금감원에 보낸 팩스 5장을 근거로 론스타가 낸 환은 대주주 자격 신청을 승인했다.

환은 매각 태스크포스팀에 근무하던 허모(사망) 차장이 보냈다고 알려진 팩스에서 2003년 말 예상 자기자본비율은 6.16%.9∼10%로 산정하던 금감원 자체 보고서와는 다른 수치였지만 채택됐다.

그동안 BIS 비율 고의축소 의혹이 제기돼 왔고,10일 감사원 감사에서 이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중대발언이 나왔다. 금감원 이모 검사역이 국장급 지시로 금감원 자체 평가를 무시했다고 한 것이다. 매각 과정에 문제가 없다던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도 금감원 자료를 들이밀자 “BIS 비율이 과장된 것 같다.”며 일부 오류를 시인했다고 감사원측은 전했다.

감사원은 이미 6.16%의 BIS 비율 산정이 적절치 못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적정 비율이 8% 이상으로 나오고 론스타가 비율 산정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면, 당시 거래 자체가 무효가 되고 진행중인 재매각에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개인비리 통해 역할 파악

검찰은 매각 당시 관련자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비롯한 공식문서를 조작한 경위와 관련자 개인비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매각자문을 맡았던 엘리어트홀딩스 대표 박순풍씨가 은행측에서 받은 12억여원 중 3억원을 빼돌려 이 가운데 2억원을 외환은행 매각 TF팀장이던 전용준씨에게 준 사실이 드러난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당시 관련자들이 정책적 판단을 공유해 의사결정을 했다기보다는, 사적인 친밀감을 들어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어준다. 로비 의혹도 짙다. 매각을 원하는 은행 내부세력과 외부세력간 내부정보 교환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매각에 관여한 외환은행 내부 인사가 TF팀 5명과 이강원 당시 행장, 이달룡 당시 부행장 정도로 비교적 소수였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검찰,“내·외부 공범수사 필요”

허씨가 당시 금감원에 보낸 팩스 5장에 대한 의문도 풀릴 기미다. 전씨는 검찰조사에서 비관적인 자기자본비율 산정치를 금감원에 보낸 허씨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씨가 팩스를 보내는 과정에 직속 상관인 전씨가 개입했거나 최소한 보고를 받았을 것으로 검찰은 판단, 이같은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전씨가 매각 등 사운을 건 사안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만한 위치에 있지는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씨의 윗선을 밝혀내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일단 당시 행장과 부행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지켜본 뒤 이들에 대한 소환 일정을 정하기로 했지만 상당 부분 ‘공범’에 대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2006-04-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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