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0 부동산대책] ‘세제로 부동산잡기’ 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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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일 기자
수정 2006-03-31 00:00
입력 2006-03-31 00:00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는 정책은 더 이상 없다.” 8·31 후속대책이 발표된 30일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밝혔다. 세제정책은 8·31 대책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충분하며 앞으로는 제대로 시행되게 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박병원 재경부 1차관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8·31 세제정책은 아직 100% 시행되지 않았으며 보유세 현실화 등은 연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는 7월 재산세와 12월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되는 하반기부터는 8·31 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당초 취득·등록세를 실가로 과세하는 2006년 1월부터는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소한 상반기에는 이사철을 전후해 강남권에서 보유세 강화에 부담을 느낀 매물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 부총리도 “부동산 투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8·31 대책이 발표된 지 7개월이 되도록 집값이 안정되기는커녕 더 오른 점을 감안하면 세제정책의 효과가 있기나 한지 의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으로 시행될 종부세 등 세제정책에 시장은 충분한 면역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8·31 정책의 핵심은 현재 50%인 보유세 과표 적용률을 2009년까지 100%로 높이고,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낮춰 가구별로 합산해 부과하는 것이다. 양도소득세는 내년부터 전면 실거래가로 과세하면서 2주택자에게는 50%의 단일세율로 적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수도권의 지방자치단체는 앞다퉈 재산세를 감면해 주는 조례를 제정, 세제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게다가 ‘집 부자’들은 강화된 양도세를 내면서 집을 팔기보다 세금을 전셋값에 전가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재경부도 최근의 집값 상승은 투기적 수요가 아니라 실수요에 따른 현상임을 시인했다. 이는 세금으로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한 것이며, 그 결과 ‘3·30 대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는 공급 대책을 구체화시키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2006-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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