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년간 75%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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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택동 기자
수정 2006-03-16 00:00
입력 2006-03-16 00:00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자본 축적과 생산성 향상에 실패하면서 1993년부터 10년 동안 한국 중소기업들의 4분의3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의 생산성은 대기업의 3분의1에 불과하고, 영세업체가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3년 중소기업에 속했던 5만 6472개 업체 가운데 2003년까지 생존한 업체수는 1만 4315개로 생존율이 25.3%에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 3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5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8개(0.01%)뿐이었다.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80년대말까지는 대기업의 50% 수준이었지만 2003년에는 33% 수준으로 떨어졌다.2001년 기준으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생산성은 34.5%로 미국 58.3%, 일본 53.2%, 독일 63.1% 등보다 훨씬 낮았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종사자수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구성비는 80년 3.3%에서 지속적으로 감소,2003년에는 0.6%를 기록했다. 반면 종사자수 20인 미만 영세 사업체의 구성비는 80년대 중반까지 57∼60% 수준이었지만 2003년에는 75.9%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특히 건물과 기계류, 운수장비 등 자본 축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1980∼2003년 대규모 사업체의 평균 실질 자본 축적 규모는 174억원에서 1626억원으로 연평균 10.2% 증가했다. 하지만 중규모 사업체의 증가율은 연평균 7.9%, 소규모 사업체는 7.3%, 영세규모 사업체는 5.4%로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자본축적 속도가 더뎠다.

중소기업의 침체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시장침투, 지나치게 많은 업체수, 연구개발(R&D)의 부진 등을 꼽았다. 국내총생산(GDP) 총액이 한국의 14배인 미국이 제조업체수는 한국의 2배,GDP가 7배인 일본은 제조업체수가 1.6배일 정도로 업체 수가 많다 보니 업체의 규모가 작아지고, 때문에 R&D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990년대 들어서 대기업 등 일부 부문은 혁신주도형 경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중소기업 등에서는 아직 혁신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개도국과 경쟁을 하는 등 양극화가 다른 나라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문중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새로운 중소규모 사업체의 진입을 방해할 뿐 아니라 남아있는 사업체를 퇴출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생존했거나 업종을 전환한 중소 사업체들도 자본 집약도의 증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6-03-16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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