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10년간 75% 사라졌다
1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혁신주도형 경제로의 전환에 있어서 중소기업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3년 중소기업에 속했던 5만 6472개 업체 가운데 2003년까지 생존한 업체수는 1만 4315개로 생존율이 25.3%에 불과했다.
이들 가운데 3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500인 이상 업체로 성장한 기업은 8개(0.01%)뿐이었다. 중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80년대말까지는 대기업의 50% 수준이었지만 2003년에는 33% 수준으로 떨어졌다.2001년 기준으로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생산성은 34.5%로 미국 58.3%, 일본 53.2%, 독일 63.1% 등보다 훨씬 낮았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종사자수 3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체의 구성비는 80년 3.3%에서 지속적으로 감소,2003년에는 0.6%를 기록했다. 반면 종사자수 20인 미만 영세 사업체의 구성비는 80년대 중반까지 57∼60% 수준이었지만 2003년에는 75.9%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특히 건물과 기계류, 운수장비 등 자본 축적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1980∼2003년 대규모 사업체의 평균 실질 자본 축적 규모는 174억원에서 1626억원으로 연평균 10.2% 증가했다. 하지만 중규모 사업체의 증가율은 연평균 7.9%, 소규모 사업체는 7.3%, 영세규모 사업체는 5.4%로 사업체 규모가 작을수록 자본축적 속도가 더뎠다.
중소기업의 침체 이유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시장침투, 지나치게 많은 업체수, 연구개발(R&D)의 부진 등을 꼽았다. 국내총생산(GDP) 총액이 한국의 14배인 미국이 제조업체수는 한국의 2배,GDP가 7배인 일본은 제조업체수가 1.6배일 정도로 업체 수가 많다 보니 업체의 규모가 작아지고, 때문에 R&D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1990년대 들어서 대기업 등 일부 부문은 혁신주도형 경제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면서 “하지만 중소기업 등에서는 아직 혁신단계로 진입하지 못하고 개도국과 경쟁을 하는 등 양극화가 다른 나라보다 더욱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문중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새로운 중소규모 사업체의 진입을 방해할 뿐 아니라 남아있는 사업체를 퇴출시키는 효과가 있다.”면서 “생존했거나 업종을 전환한 중소 사업체들도 자본 집약도의 증가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