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릴레이… 與 “李를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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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기자
수정 2006-03-11 00:00
입력 2006-03-11 00:00
여권의 ‘뜨거운 감자’인 이해찬 총리 거취 문제가 갈수록 꼬이고 있다. 한때 유임론쪽으로 기울던 여권내 분위기는 10일 새 의혹이 불거지면서 또다시 불투명해지고 있다.

‘3·1절 골프’ 당시 `내기 골프´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내기 골프가 없었다.”는 이기우 교육부 차관의 당초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져 이 총리를 비롯한 당사자들을 도덕성 논란에 빠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도덕성 논란에 힘 잃는 유임론

여권내 기류 변화는 이날 청와대의 움직임에서 감지됐다.

청와대는 이날 ‘3·1절 골프’를 둘러싼 각종 의혹의 “사실관계를 계속해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면 관련 당사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인했다.“의혹만으로 거취를 얘기할 수 없다.”며 야당의 공세에 제동을 걸던 종전 태도와는 미묘한 기온차가 느껴진다.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은 “통상적 사실관계 확인”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청와대가 총리 관련 의혹을 직접 조사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이 읽혀진다. 여기자 성추행 파문의 당사자인 최연희 의원과 이 총리의 거취 문제가 나란히 도마에 올라 장기화되고 있는 정치 현실에 청와대가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상황의 불가측성을 감안한 대비책일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직접 조사가 이 차관이나 한국교직원공제회 등에서 의혹의 꼬리를 자르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내기 골프’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여권의 ‘조기 진화’ 시도는 탄력을 잃고 있다.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날 “대통령이 귀국하면 종합적 보도를 듣고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만사를 여론이라는 일시적 국민정서법에 휘말려 사실관계나 법절차를 무시한다면 책임있는 국정운영 방식이 아니다.”며 총리가 남아 있을 ‘여지’도 남겼다.

정동영, 소속 의원 여론 수렴

우리당 지도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입단속에 매달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거취를 일절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나 소속 의원이 왈가왈부하는 자체가 여권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의장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닥의 민심을 잘 새겨듣고 소속 의원의 의견을 잘 경청해 가면서 고민을 계속하겠다.”고 언급한 대목에서 ‘엇박자’를 우려하는 당 지도부의 시각이 엿보인다. 정 의장이 다음 주부터 소속 의원을 선수별로 만나 생각을 경청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는 14일 노 대통령의 귀국 직후 정 의장이 어느 정도의 수위로 당내 여론을 전달할지, 또 대통령이 어떤 해답을 제시할지는 예단키 어렵다.

여권내 역학구도와도 연결되고,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영역인 이 총리의 거취문제를 정 의장이 직설법으로 언급하기에는 부담이 커 보인다. 하지만 당내 여론은 차치하고라도,‘내기 골프’구설에 거짓말 파문까지 겹치면서 선택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점에 여권의 고민이 있다는 지적이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06-03-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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