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도파업 대응에 올 노사관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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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6-03-03 00:00
입력 2006-03-03 00:00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으로 출근길 교통대란이 빚어진 가운데 철도공사가 어제 파업 가담 노조원들에게 업무복귀 최후통첩을 발령했다. 밤새 계속된 노사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더 이상 절충은 불가능하다고 본 듯하다. 노조 지도부는 공권력 투입이 초읽기에 돌입하자 농성을 풀고 ‘산개 투쟁’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 등에서는 파업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철도공사의 부채 해소를 정부에 떠넘긴 이철 철도공사 사장의 무책임한 언동과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 파업을 유발한 것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우리는 철도 노사가 합의 도출에 실패한 쟁점이 해고자 복직, 인력 충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임에 주목한다. 해고자 복직문제의 경우 대다수의 공기업뿐 아니라 대기업 노조 파업에서도 항상 단골로 등장하는 사안이다. 그리고 파업을 마무리할 때면 해고자 복직 요구를 수용하는 것이 관행이 되다시피 했다. 인력 충원이나 비정규직 문제 역시 파업 봉합을 위해 적정선에서 얼버무리기 일쑤였다. 툭하면 파업이라는 최후수단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철도공사의 원칙 견지는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는 차원에서 일단 높이 평가되어야 할 것 같다. 법과 원칙을 뛰어넘는 타결 지상주의가 ‘윈-윈’이라는 수식어로 용인돼선 안 되는 것이다. 누차 지적했듯이 근원적인 처방이 따르지 않는 미봉책은 전투적 노사관계가 자생할 수 있는 토양만 제공할 뿐이다. 참여정부 초기 권기홍 노동부장관 시절 ‘법과 원칙’보다 ‘대화와 타협’을 앞세우면서 노사관계가 선진화되기는커녕, 강성노조의 목소리만 강화시킨 부작용을 경험한 바 있다. 그것이 우리의 노사관계 현주소다.

철도 노조는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파업의 절실성에 대해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이다. 따라서 노동계는 이를 계기로 노동운동의 방향성부터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2006-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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