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안정될까
장택동 기자
수정 2006-03-02 00:00
입력 2006-03-02 00:00
주거용 해외부동산 100만弗 제한 폐지
또 기업들이 수출대금(대외채권)을 1년 6개월 안에 회수해야 하는 기준금액도 건당 10만달러에서 50만달러로 대폭 늘어난다.50만달러를 밑돌면 달러화 등을 해외에서 굴려도 되기 때문에 국내에서 달러화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노린 조치다.
재정경제부는 1일 이같은 내용의 ‘외환거래 규제방안’을 마련,2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에 이어 두달 만에 다시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것은 환율 하락에 따른 경기상황 악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조치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개인 해외투자 한도도 폐지
1월부터 50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상향 조정된 주거 목적의 해외주택 취득 한도는 완전히 없어진다. 실제로 살기 위한 주택이라면 아무리 비싼 집을 사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귀국 뒤 3년 이내에 해외부동산을 처분하도록 한 조항을 고쳐 2년 이상 실제 거주한 경우에는 팔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해외부동산 취득의 심리적 걸림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국세청에 통보되는 외환거래의 기준도 해외부동산 취득은 20만달러에서 30만달러로, 콘도·골프장회원권 등 해외부동산 시설물 이용권은 5만달러에서 10만달러로, 해외예금은 1만달러에서 5만달러로 각각 조정했다.
1000만달러로 제한했던 개인의 해외 직접투자 한도도 없애 자유로운 영업활동이 가능하도록 했다. 개인과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해외 증권의 종류에 대한 제한도 사라진다. 해외 실버타운, 호텔, 병원 건설 등 서비스 해외투자 촉진 방안은 상반기중 마련된다.
●정부 두달만에 또 긴급처방
정부가 긴급처방을 내놓은 것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경상수지가 악화되는 등 경제 기조가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1000원대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970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경상수지 160억달러 흑자, 경제성장률 5%’라는 올해 전망치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권태균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경상수지는 흑자, 자본수지는 적자를 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라면서 “일본은 경상흑자 규모가 커도 해외 포트폴리오 투자가 많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윤덕룡 연구위원은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자본수지 조절 외에는 마땅히 환율을 조정할 길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번 조치는 환율 조절의 유연성을 상당히 늘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해외투자 여건이 개선돼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환정책이 자주 바뀌는 것이 정부의 자신감 부족으로 비쳐져 환투기 세력이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2006-03-0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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