貿協회장 선거 ‘이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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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길상 기자
수정 2006-02-23 00:00
입력 2006-02-23 00:00
이변은 없었다.

한국무역협회는 22일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총회를 열어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로써 무역협회는 91년 이후 15년 만에 관료 출신 회장 시대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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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
협회 15년만의 관료출신 회장

예상됐던 결과지만 과정은 석연치 않았다.

무역협회 회장단은 지난 20일 만장일치로 이 전 장관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했지만 이에 불만을 품은 중소 무역인들이 자체 후보를 내세우며 ‘표대결’을 자신했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총회장을 가득 메운 1000여회원들은 60년 만의 첫 회장 선거에 잔뜩 기대를 거는 표정이었다.

총회는 예정대로 이 전 장관을 회장으로 추대하자는 쪽으로 진행됐다. 의장을 맡은 김재철 회장은 “이희범 후보 찬성하는 사람은 일어서 달라.”는 ‘이색적인’ 방식으로 회장 선출을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중소 무역인들의 모임인 ‘한국무역인포럼’ 등은 ‘기립투표’에 거세게 항의하며 김연호 동미레포츠 회장을 추천했다.“무역협회 회원도 아닌 장관 출신을 회장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무역인의 자존심을 짓밟는 폭거”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총회장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나왔다.

“반대쪽 일어서라” 초유의 기립투표

김 회장은 기립투표가 반발에 부딪치자 “김연호 후보를 회장으로 추천하는 데 제청하느냐.”라고 몇 차례 물었고 선뜻 ‘제청 발언’에 나서는 사람이 없자 이번에는 “이희범 후보 선출에 반대하는 사람은 일어서 달라.”고 주문했다.

기립투표로는 찬성, 반대표를 정확히 세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김 회장은 “(반대표를) 세지 않아도 되겠다. 이로써 차기 회장 선임을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총회장은 또한번 크게 술렁였지만 더 이상 큰 충돌은 없었다. 그동안 회장단 추대 형식으로 회장을 선출해 온 무역협회는 회장 선거에 대한 별도 세부 규정이 없다. 총회 참석자(위임장 포함)의 과반수 찬성(2000표 이상)만 얻으면 된다.

회원들 “불만 있지만 잘된 일이다”

무역인포럼 등의 지지를 업고 출마를 선언했던 김연호 회장은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아니고 코미디다.”는 말을 남기고 총회장을 빠져 나갔다.‘반란’을 주도했던 무역인포럼측도 “이해할 수 없는 총회다.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흥분했지만 기세가 많이 꺾인 상태였다.

무역협회측은 “총회 전에 양측이 확보한 위임장을 서로 확인한 결과 회장단 6671표, 무역인포럼 2617표로 투표로 갔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면서 “회장 선출 과정에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불만이 없지는 않지만 잘된 일이다.”는 쪽과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주무르는 무협 회장을 이런 식으로 뽑아도 되느냐.”는 쪽으로 갈렸다.

한편 이 신임 회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멀고도 힘들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오늘 목소리를 높였던 회원들과 적극 대화에 나서고 논란이 있는 회장 선출방식 개선은 필요하다면 앞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6-02-2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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