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봄의 속도/임태순 논설위원
임태순 기자
수정 2006-02-18 00:00
입력 2006-02-18 00:00
계산법은 이렇다. 제주도에서 개나리가 피면 보통 20일뒤 서울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린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의 직선거리가 440㎞이고 이를 20으로 나누면 하루에 22㎞씩 올라오는 셈이다. 다시 24로 나누면 개나리의 북상속도는 시속 900m로 나온다.3살배기 어린아이가 아장아장 걸으면 한시간에 이 정도 간다고 한다. 개나리에 비유해 산출한 봄의 속도이지만 그럴듯해 보인다. 봄다운 속도라는 생각도 든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의 모습에서 만물이 소생하고 새로운 분위기가 솟는 봄의 이미지가 느껴져 궁합도 맞는 것 같다.
17일 서울의 수은주가 영하 7.3도까지 떨어지는 등 전국적으로 반짝 추위가 몰아닥쳤다. 아침에는 바람까지 불어 온 몸을 움츠리게 했다. 일요일인 19일은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雨水)다. 봄아, 아장아장 걸어선 대동강 물이 풀리지 않을 것 같다. 속도 좀 내자.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2006-02-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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