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정의 세우는 ‘인생의 낙오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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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녀 기자
수정 2006-02-17 00:00
입력 2006-02-17 00:00
재일동포 작가 가네시로 가즈키(39)의 신작 ‘SPEED’(양억관 옮김, 북폴리오 펴냄)가 국내 출간됐다.

‘레볼루션 No.3’‘플라이, 대디, 플라이’에 이어 3류 고등학교를 다니는 문제아들의 모임 ‘더 좀비스’의 활약을 그린 3번째 작품이다. 빠르고 유쾌한 전개방식과 단순명료한 주제의식 등 전편들에서 보아온 가네시로의 장기를 다시 한번 엿볼 수 있다. 일당에게 납치된 여고생 가나코를 극적으로 구해낸 ‘더 좀비스’멤버들은 사건의 배후에 일류대 법학과 모범생 나카가와가 연관돼있음을 알게 된다.

가나코를 멤버로 받아들여 격투기를 훈련시킨 ‘더 좀비스’는 나카가와의 대학축제가 벌어지는 날 한바탕 소동을 벌이고, 나카가와가 그동안 범했던 온갖 범죄들을 만천하에 공개한다.

비열한 방법으로 권력과 부를 장악하려는 악당을 소탕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이들이 바로 사회 시스템으로부터 거부당한 인생의 낙오자들 ‘더 좀비스’라는 사실은 통쾌함을 선사한다. 세상은 어차피 부조리하고, 모순적이니까.

가네시로 가즈키는 1968년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구치시에서 태어났다. 일본 학교를 다니면서 심한 차별을 느낀 그는 한때 인권변호사를 꿈꾸기도 했지만 대학 1학년때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졸업과 동시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한국과 일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오히려 재기발랄하고 유쾌한 무국적 글쓰기의 장점으로 치환시킨 그의 작품들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 대중문학상인 ‘나오키문학상’을 수상한 ‘GO’는 한·일 합작영화로 만들어져 성공을 거뒀다. 딸의 복수를 꿈꾸는 무력한 중년 남성의 인생역전기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국내에서 이문식, 이준기 주연으로 영화 제작 중이다.

이번 ‘SPEED’출간과 더불어 ‘연애소설’등 전작 4편이 개정 증보판으로 함께 나왔다. 각권 8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06-02-17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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