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8·31 후속대책] 아파트 분양가 어떻게 낮추나
류찬희 기자
수정 2006-02-04 00:00
입력 2006-02-04 00:00
아파트 분양가는 크게 ▲땅값▲건축비▲부대비용▲이윤으로 나뉜다. 개략적으로 땅값이 30∼40%, 건축공사비가 40% 정도 차지한다. 여기에 금융비용, 인·허가, 광고비 등 간접비용으로 20% 정도 나간다. 건설사의 이윤은 통상 7%∼8%로 본다. 하지만 택지가 고갈된 수도권에서는 땅값 비중이 훨씬 크다.
판교 신도시 중소형 아파트 분양가를 1100만원으로 볼 때 땅값은 평당 580만∼641만원. 땅값이 60%에 이른다. 분양가를 끌어내리기 위해선 택지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고층 짓는 대신 동간거리 충분히 확보
택지조성원가를 줄이는 것은 토지의 효율성과 연관된다. 예컨대 판교 신도시는 당초 ㏊당 인구밀도를 64명으로 계획,1만 9000가구를 지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인구 밀도를 분당 신도시 수준(㏊당 96명)으로 올리면서 2만 9000여가구로 늘어났다. 용적률을 올리면서 건립 가구수가 늘어나 택지 공급가를 낮춰 분양가를 그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
택지지구는 분당·일산 수준의 용적률을 적용해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용적률을 올리고 고층 아파트를 적극 허용하는 것이 택지 비용 원가를 줄이는 길이다. 재건축·재개발지구도 만찬가지다. 택지로 개발하는 땅은 이미 자연의 상태가 아니다. 저층 아파트를 지어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닥 면적만 늘릴 것이 아니라 고층 아파트를 짓는 대신 동간(棟間)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훨씬 쾌적한 단지가 된다. 환경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개발 밀도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
●기부채납비율도 줄여야
택지를 개발하면서 토공이나 주공이 부담하는 기간시설 비용을 줄이는 것도 택지조성 원가를 줄이는 길이다. 현재는 입주자부담 원칙에 따라 택지공급 과정에서 시행사가 비용을 부담하고, 결국 이를 입주 예정자에게 다시 전가하고 있다. 예컨대 토지공사는 판교 신도시 지구내 기간시설 투자비 외에도 주변 광역교통시설을 갖추는 데 1조 6000억원을 투자한다. 신분당선 건설에 5000억원, 광역도로건설 비용으로 4000억원 등이 들어간다. 주공은 파주 운정신도시를 개발하면서 제2자유로 건설 비용의 상당 부분을 대야 한다. 결국 시행사가 부담하는 기간시설 투자비용을 덜어주면 그만큼 택지 공급가를 낮춰 분양가를 끌어내릴 수 있다.
기부채납도 택지조성원가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현재는 시행사가 택지를 개발한 뒤 지자체에 무상으로 공급하는 면적이 전체의 50% 수준이다. 판교 신도시는 기부채납비율이 무려 62%에 이른다. 기부채납하는 땅은 토공이나 주공이 비싼 가격으로 땅을 수용해 공원, 도로 등을 조성한 뒤 지자체에 무료로 내주는 것을 말한다. 결국 시행사는 전체 사업비를 맞추기 위해선 돈 받고 팔 수 있는 주거·상업용지 가격을 비싸게 책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녔다. 문제는 기부채납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개발에는 녹지율이 20%를 넘지 않았다. 그러나 판교·파주김포 등 2기 신도시 녹지율은 35% 안팎으로 늘어났다.
●건축규제시기 주민 공람일로 앞당겨야
현재 공공택지지구에서는 건설사가 치르는 땅값이 모두 드러난다. 문제는 건축비. 표준건축비를 적용한다고 해도 어떤 공법·자재를 쓰느냐에 따라 건축비가 천차만별이란 점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이를 제대로 알 길이 없다. 건축비는 건설사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인 비자금을 만드는 창구이기 때문이다. 건축비 거품 조장을 엄격히 통제하고 감시하는 것도 분양가를 내리고 개발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보상비와 택지지구 건축물 등을 철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보상비를 아끼고 투기를 막기 위해선 택지지구 건축행위 금지 시기를 지구지정 이후에서 주민공고 공람일로 앞당길 필요가 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2006-02-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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