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Life] 記實과 故事 ‘中문학장르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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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면 기자
수정 2006-01-20 00:00
입력 2006-01-20 00:00
‘지스´ 그리고 ‘구스´. 이 낯선 중국말을 한자로 표기하면 각각 기실(記實)과 고사(故事)다. 기자가 지스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지난가을 베이징 시내의 한 서점에서였다. 책방엔 ‘기실문학(지스원슈에)´이란 별도의 코너까지 마련돼 있었다. 중국에서 이토록 인기를 얻고 있는 이름을 이제야 알게 되다니…. 동행한 S교수는 그런 기자가 안타까웠는지 중국 기실문학의 대가 웨난(岳南·44)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친절까지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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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난은 ‘마왕퇴의 귀부인´‘부활하는 군단´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 산둥성 출신 작가. 그는 기실문학을 사실에 근거해 쓰되 소설적 상상력을 가미한 일종의 다큐멘터리로 정의했다. 기실문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밀한 취재다. 재미를 위해 없는 사실(史實)을 꾸며내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중국에는 현재 수만명의 기실문학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에게도 르포를 위주로 비슷한 작품을 쓰는 작가들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기실문학이란 표현을 쓰지 않을 뿐이다. 그러나 웨난의 작품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기실문학이란 말이 점차 정착돼 가는 조짐이다. 비록 우리가 만든 용어는 아니지만, 장르적 속성을 잘 드러낸 말이란 점에서 받아들일 만하다. 이제 그럴듯한 이름도 얻었으니 기실문학의 텃밭을 일궈나가는 것은 작가의 몫이다.

‘고사문학(구스원슈에)´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최근 L출판사 대표는 기자에게 “구스란 용어는 우리에게 아직 낯설지만 중국에선 마치 ‘성경´처럼 읽혀지고 있는 독특한 문학장르”라고 열변을 토했다. 과연 그런가.

이른바 고사문학이라는 것은 중국에 분명 존재한다. 지혜, 우언, 신화, 애정, 귀신 같은 낱말들이 앞에 붙어 ‘××이야기´ 하는 식이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입에 올리는 ‘구스´를 새삼스레 묶어 독자적인 문학 갈래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중국의 주류 문학가나 학자들 또한 이를 진지한 학문 분야로 여기지 않는다.

혹자는 ‘천만 명의 마음을 울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나 최근 베스트셀러에 오른 ‘살아가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등의 작품에 ‘구스´라는 이름을 붙여주기도 한다. 그런 간판이 적실한 것일까.‘기실문학´이란 말과는 달리 ‘고사문학´이란 용어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데가 있다.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2006-01-2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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