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항법 유럽·美 ‘양강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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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훈 기자
수정 2005-12-30 00:00
입력 2005-12-30 00:00
새로운 위성항법시스템(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인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가 닻을 올렸다.

유럽우주국(ESA)은 28일 오후 2시19분(한국 시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러시아의 소유즈 로켓에 의해 첫 시험위성인 ‘지오베(GIOVE)-A’를 발사, 지구 상공 2만 3000㎞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세계 GNSS 시장은 미국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와 함께 ‘양강 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2008년부터 서비스 돌입

‘지오베’는 중세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존재를 확인한 목성(Jupiter)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 무게 600㎏의 지오베A는 갈릴레오 프로젝트를 위해 쏘아 올려질 30개의 위성 가운데 첫번째 위성이다.

ESA는 새해 1월1일 두번째 시험위성 ‘지오베-B’를 지구 궤도에 올리고,2008년 2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해 모두 4개의 실무위성으로 기본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10년까지 총 30개의 위성을 쏘아 올려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갈릴레오 프로젝트에는 모두 35억유로(약 4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GNSS는 지구 2만∼2만 5000㎞ 상공 중궤도를 선회하는 다수의 인공위성을 활용, 위치 및 시각 정보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가동되거나 준비중인 GNSS로는 GPS를 비롯해 러시아의 글로나스(GLONASS), 일본의 준천정(準天頂), 중국의 북두(北斗) 등이 있다. 하지만 GPS를 제외하면 지역적인 시스템에 불과하다.

또 당초 군사 목적으로 개발된 GPS와 달리 갈릴레오는 순수 민간 프로젝트로 추진되고 있다. 때문에 EU 외에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유럽 국가들도 참여하고 있다.

정밀성,GPS보다 10배 이상

특히 갈릴레오는 지난 1973년 시작된 GPS에 비해 그동안의 위성기술 발달에 힘입어 정밀성이 한층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24개 위성으로 운용되는 GPS는 오차범위가 10m 안팎이다. 또 GPS는 복잡한 도심이나 건물 안, 나무 아래 등에서는 취약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위치확인 서비스(무료)의 경우 오차범위가 1m 이내에 불과하다. 암호화된 ‘상업용’ 서비스는 오차범위가 ㎝ 단위까지 줄어들 수 있다. 또 갈릴레오는 침투성이 뛰어나 도심이나 건물 안의 목표물도 포착할 수 있으며, 위치 확인에 걸리는 시간도 GPS에 비해 훨씬 짧다.

따라서 갈릴레오가 상용화하면 위성항법(내비게이션)은 물론, 수색 및 구조(SAR)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SAR 서비스는 조난신호를 포착, 구조대의 접근을 조난자에게 알려주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이 외에도 국가전력망 분배나 이메일·인터넷, 금융거래 보안시스템 등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ESA측은 “갈릴레오는 위치 파악에 잘못이 발견되면 이를 스스로 이용자에게 알려주는 ‘자기고백’ 프로그램까지 갖추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SA는 오는 2015년 시장규모 100억유로, 이용자 수십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EU는 갈릴레오를 통해 에어버스나 아리안로켓 등 위성항법시스템 분야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05-12-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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