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줄기세포 없다] ‘원천기술’ 2004년 논문에 달렸다
유지혜 기자
수정 2005-12-30 00:00
입력 2005-12-30 00:00
하지만 조사위의 DNA 분석결과 환자의 체세포와 일치하는 줄기세포는 없었다.2,3번 줄기세포주는 각각 미즈메디병원의 4,8번 체외수정 세포주로 확인됐으며 논문 제출을 전후로 수립된 줄기세포 6개도 모두 미즈메디병원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은 “황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동결된 5개의 세포주를 포함해 8개의 세포주를 해동배양해 DNA지문분석을 의뢰한 결과 모두 환자 체세포의 DNA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결과는 분석을 의뢰한 3개 기관에서 모두 같았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테라토마 3종에 대한 DNA 분석결과를 아직 통보받지 못한 상태지만 배아줄기세포의 DNA가 환자의 체세포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존재하지 않음은 입증된 셈이다.
그동안 원천기술의 인정 범위는 적어도 체세포복제 배아를 배반포까지 배양하는 단계까지는 성공했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환자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고 존재를 입증할 수도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본적으로 난자에 다른 이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체세포복제 배아를 만드는 가장 초기단계의 기술마저도 의심을 받게 됐다. 정말 핵치환술이 없다면 배반포기까지의 배아 배양과정을 기록해놓은 실험노트 등 데이터들도 모두 조작된 셈이다. 황 교수는 이 핵치환술을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젓가락 기술’이라고 자부해왔다.
복제개 스너피를 둘러싼 의혹을 해소하는 데에도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스너피가 정말 복제개라면 체세포를 제공한 ‘타이’와 체세포 핵과 DNA가 일치해야 하고, 미토콘드리아의 DNA는 달라야 한다. 황 교수팀의 주장대로라면 스너피는 타이의 체세포 핵을 제3의 난자에 이식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미토콘드리아는 난자의 세포질에 존재한다. 현재 스너피는 복제가 아니라 수정란을 할구분할해 만든 타이의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애완견처럼 동종교배나 근친교배가 자주 이뤄지는 종의 경우 서로 다른 개체라고 해도 세포질의 미토콘드리아가 매우 유사해질 수 있다. 스너피와 타이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똑같이 나오더라도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것이다.
서울대는 더 정밀한 분석을 위해 스너피와 타이, 대리모 ‘심바’의 혈액샘플 등 3종의 DNA분석을 2개 기관에 의뢰해 놓았지만, 사람의 DNA분석보다 시간이 더 소요되기 때문에 스너피의 진위 여부는 조사위의 최종 보고에 포함될 전망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5-12-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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