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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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연 기자
수정 2005-12-27 00:00
입력 2005-12-27 00:00
개정 사학법을 둘러싸고 3주째 이어지는 여야의 극한 대치가 풀릴 조짐이 안 보인다. 마치 ‘치킨 게임’(두 대의 차가 마주 보고 돌진하다가 먼저 피하는 쪽이 패배하는 게임)을 보는 듯하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민생·국익 등의 이유로 민주당·민주노동당 등과 임시국회를 열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28∼30일 소집 요구한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안과 이라크 파병연장동의안,8·31 부동산대책 후속법안 등을 처리할 예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과 나라 지키는 것보다 더 소중한 일 없다.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줄 때 국민들은 신뢰한다.”며 사학법 무효투쟁 의지를 거듭 천명했다.

열린우리당의 ‘개원 불가피론’은 크게 3가지 사안과 맞물려 있다. 먼저 예산안의 경우 처리가 지연되면 ▲헌법과 법률 위반 ▲막대한 사회적 비용 초래 ▲궁극적 피해자는 국민 등의 논리를 들어 28일까지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73년 이후 단 한 차례도 12월을 넘긴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또 8·31부동산 종합대책과 관련, 여권은 후속입법이 금년 내 완성되지 않으면 투기심리가 되살아나 급등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우려한다. 아울러 자이툰 부대 파병연장 동의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새해 1일부터 자이툰부대는 불법 파병 상태가 돼 철군이 불가피하고 미국측에 연장을 통보한 상태라 외교관계에도 문제가 된다는 논리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런 ‘민생 개원론’에 대해 “여당이 민생문제까지 핑계대며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며 “정작 우리가 영업용 택시기사, 장애인, 결식아동, 영세상인 등 진정한 민생용 감세를 주장했을 때는 무시하고 민생과 관련 없는 사학법을 날치기 처리해 국회 파행을 가져온 사실을 잊은 듯하다.”고 맞받아쳤다.

임태희 원내수석부대표도 “여당은 협상 과정을 일방적으로 무시했고 국회법을 어기면서까지 한나라당을 근본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예산안과 파병연장동의안 등도 그런 방식으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국회 시간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26일 기초의회 의장단 회의, 원외당원협의회 위원장 회의를 열어 ‘전의’를 불태웠다.27일 대구,28일 대전에서 대규모 집회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28일 의원총회를 열어 김원기 국회의장이 사회를 보는 모든 회의를 저지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한나라당 의총에서 원내외 병행투쟁론이 본격 논의될 경우 장외투쟁 일변도의 방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2005-12-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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