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아사카와 평전 /나카미마리·다카사키 소지 지음
임창용 기자
수정 2005-12-02 00:00
입력 2005-12-02 00:00
조선의 예술을 사랑한 두 일본인의 삶·사상
아사카와 다쿠미(1891∼1931)는 야나기 무네요시와 함께 조선민족미술관을 세워 조선의 민예를 연구했던 사람이다. 조선총독부 월급을 받는 공무원이었음에도, 조선인을 유달리 사랑했고, 조선에 묻히길 원했던 인물이다.
한국과 일본의 역사, 특히 문화사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두 일본인의 생애를 조명한 평전이 효형출판에서 각각 번역 출간됐다.
●조선 예술서 남성적 미 발견
‘야나기 무네요시 평전-미학적 아나키스트’(나카미 마리 지음, 김순희 옮김)는 야나기 무네요시의 사상과 행동을 총체적으로 파악해 그 핵심을 명확히 하면서, 특히 국제관계 사상이라는 관점에서 재평가한 책.
저자는 근래에 야나기에게 가해지는 한국 학자들의 비판이 대부분 그의 활동 전체를 시야에 두지 않고, 어느 한 국면만을 거론한 것이라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조선에서 ‘비애의 미’를 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조선의 예술에서 강력한 남성적 미를 발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총독부의 광화문 철거 반대와 석굴암 수리 비판 등 조선인의 입장에서 조선인의 주체성을 인정했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조선의 독립투쟁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던 이유에 대해선 일체의 군사력 행사를 부정하는 ‘절대평화 사상’에서 찾는다.
이같은 평화사상은 즉 ‘세계 평화는 한 가지 색이 아니라 모든 민족이 제각기 개성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야나기의 핵심 사상인 ‘복합의 미’로 연결된다. 하지만 이같은 논리가 한국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가질지는 여전히 의문이다.1만 8000원.
●일본의 문화동화정책 비판
‘아사카와 다쿠미 평전’(다카사키 소지 지음, 김순희 옮김)에 대해 저자는 ‘아사카와의 삶이 주는 울림에 사로잡힌 사람들과 함께 쓴 책’이라고 한다. 겸손의 표현이지만 책 곳곳엔 아사카와에 매료된 많은 이의 애정이 완곡하게 스며 있다.
산림학자이자 민예 연구자였던 아사카와는 총독부 공무원이면서도 ‘조선인과 일본인은 똑같은 무게를 지녔다.’는 신념을 가졌던 인물. 그는 조선이 독자적으로 발전해왔음을 인정했고, 조선에 동화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 말을 유창하게 구사했으며, 한복에 바지저고리를 입고 긴 담뱃대를 사용했다.
1931년 그가 사망하자 이웃의 조선 사람들이 서로 상여를 메겠다고 나섰으며, 유언에 따라 장례도 조선식으로 치러졌다. 그는 조선의 흙이 되어 지금도 서울 망우리에 묻혀 있다.1만 7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2005-12-02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