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운털’ 이란과 손잡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이 이라크를 안정시키기 위해 적대국 이란과도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잘메이 칼릴자드 주 이라크 미국대사가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이라크 주둔 미군의 단계적 감축을 위한 사전 조치의 일환으로 이란과 직접 외교 교섭을 갖고 협력을 확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칼릴자드 대사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정부의 전반적인 이라크 전략이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란측과의) 회담이 열릴 것이며 이는 (기존 정책의) 조정”이라고 말했다. 칼릴자드 대사가 이란측과 교섭을 시작하면,1979년 미국과 이란간 외교관계 단절 이래 공식적으로는 최고위급 접촉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전 개전에 앞서서도 이란과 물밑협상을 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적대국이지만 당시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 및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와하비파(수니파의 분파) 원리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알 카에다를 공통의 적으로 갖고 있었다.
이처럼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를 놓고 협상한다면 이란과 가까운 시아파 정권이 이라크에 들어서는 것을 미국이 양해하고, 이란은 이라크 내에서 알 카에다의 활동을 억제하는 데 협력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는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인들에게 치안을 이양하면서 미군을 점진적으로 철수시키는 현실적인 방안을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내년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의 15만에서 8∼10만 수준으로 감축되고,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을 피해 바그다드 등 도시 중심에서 교외로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30일 해군사관학교에서 이라크 병력 감축과 관련한 연설을 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백악관의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은 26일 민주당의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이 지난주 공개했던 이라크 철군 청사진이 “백악관의 안과 유사하다.”고 밝혀 백악관도 이라크 철군안을 마련해 놓고 있음을 시사했다.
바이든 의원은 이라크 주둔 미군이 내년에 대규모로 철수하기 시작해야 할 것이라면서 내년말까지 병력 5만여명을 이라크 밖으로 철수시키고 10만명 가운데 상당수는 그 이후에 철군시킬 것을 주장했다.
바이든 의원은 또 필요할 경우 이라크 저항세력의 집결지에 대한 타격을 가하기 위해 소수 병력만 이라크나 이라크 국경밖에 남겨둘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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