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양국 국회의원 화상토론회
김준석 기자
수정 2005-11-23 00:00
입력 2005-11-23 00:00
“우리 당 의원의 70∼80%가 한국의 외교정책을 우려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일본 패권주의 발언은 한·일 관계를 20∼30년 후퇴시키는 일이다.”(일본 자민당 야마모토 이치타 의원)
22일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얼굴을 마주했다. 연세대와 게이오대 공동 주최로 열린 한·일 국회의원 원격영상 토론회. 한·일 관계의 악화로 주목받은 이날 토론회는 양국 소장파 의원들이 참석했음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인식의 골만 명확하게 확인시켰다.
우리나라(연세대 연희관)에서는 열린우리당 김부겸·송영길, 한나라당 박진·원희룡 의원이, 일본(게이오대 아카데미힐스)에서는 자민당 야마모토 이치타·고노 다로, 민주당 에다노 유키오·후루카와 모토히사 의원이 참석했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일 양국 국민들의 교류는 잘 되고 있으나 정치지도자들 사이에는 잘 안되고 있다.”며 토론회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러나 막상 토론이 시작되자 의원들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고립외교와 노무현 정부의 공격적 대일외교를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원 의원은 “입장을 바꿔서 한국이 일본을 점령했다면 용납할 수 있겠느냐.”면서 “더 발전된 일본의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한국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마모토 의원은 “노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전략이 없고 일관성이 없어 자민당 의원 70∼80%가 한국의 외교전략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위기가 경색되자 민주당 후루카와 의원이 “한·일 관계는 부부관계와 비슷한 것 같다.”면서 “연애할 때에는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게 되지만 부부가 되면 나쁜 점도 보게 되므로 서로 나쁜 점을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측에서는 “일본의 젊은 정치인들이 소신발언을 해야 한다.(원 의원)”“야스쿠니 신사와는 다른 제3의 추모시설을 만들어야 한다.(송 의원)” 등 주문도 이어졌다. 일본 의원들은 대미외교에 편중된 일본 외교정책을 반성하고 한·일 경제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야마모토 의원은 “일본 외교의 중심은 일·미 동맹”이라며 “그 틀 안에서 한국이나 중국에 대한 외교정책을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2005-11-2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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