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도체제 검찰수뇌부 불협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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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호 기자
수정 2005-11-21 00:00
입력 2005-11-21 00:00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와 정 내정자의 사시 동기인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등과의 불협화음이 들리고 있다. 특히 안 고검장과 이 지검장의 거취 문제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 내정자의 사시 17회 동기는 5명으로 정 내정자가 총장으로 낙점받은 뒤 정 내정자의 간곡한 요청으로 물러나지 않고 검찰에 남았다. 정 총장은 이들 잔류 동기를 의식한 듯 당분간 ‘집단지도체제’로 검찰조직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었다. 실제로 정 내정자는 중요 사건을 동기들과 회동해 처리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러나 두산그룹 사건과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의 처리를 둘러싸고 이견이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과 안 고검장이 두산 사건과 도청사건 처리를 두고 의견 마찰을 빚어 속이 많이 상했다.”면서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말이 들린다.”고 말했다. 검찰의 한 중견 간부도 “처음부터 이 지검장과 안 고검장이 청문회 뒤 정 총장의 임명이 결정되면 물러나려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정 내정자도 지난 7일 이 지검장, 안 고검장 등과 함께 국정원장 구속 여부 등을 논의하고 11일 국정원장 구속 방침을 최종 결정한 뒤 측근에게 “이번에 동기들이 나간다면 만류할 명분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내년 정기인사 전 인사이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을 방문중인 안 고검장이 귀국하는 24일쯤 자신의 거취 문제를 밝힐 공산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 내정자의 동기들이 사퇴하면 그가 밝혔던 인사최소화 원칙은 깨지고 검찰조직 전반에 걸친 인사이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차피 집단지도체제는 내년 초 정기인사 때까지 존속할 임시체제였다는 태생적 한계가 있었다. 검찰 내부에는 공식적으로 총장이 취임하면 임시체제로 검찰을 운영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어느 검찰 간부는 “어느 조직이든 책임은 나눌 수 있어도 권한을 나눌 수는 없지 않으냐.”면서 “총장 동기들도 그 한계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2005-11-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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