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로 읽는책] 더 라이트 네이션/존 미클레스웨이트 등 지음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김미경 기자
수정 2005-11-18 00:00
입력 2005-11-18 00:00
최근 국내에서 ‘보수적 자유주의’를 표방한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창립되는 등 신보수주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수구 기득권 세력인 기존 보수주의와 차별화하면서 ‘건강한 보수’의 목소리를 내려고 한다지만, 보수세력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과연 라이트(우파)는 재평가의 대상인가.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보수주의의 ‘천국’인 미국을 들여다보면 우파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나마 넓힐 수 있을 것이다. 국제정치 전문가로 손꼽히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옮긴 ‘더 라이트 네이션’(존 미클레스웨이트·아드리안 울드리지 지음, 물푸레 펴냄)은 ‘미국 보수주의의 파워’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을 움직이는 보수 우파의 과거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깊이있게 분석한다.

미국은 최근까지 10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정당인 공화당이 7번이나 승리했다. 지난해 11월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쟁 등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네오콘’이라 불리는 신보수주의자들의 입김은 점점 더 세지고 있다. 대다수 미국인들은 무기 소지와 사형제도, 염격한 형법제도를 지지한다. 또 미국은 낙태가 정치적 이슈로 여겨지는 몇 안되는 선진국 중 하나이며, 줄기세포 연구를 강경하게 반대해왔다. 이렇게 ‘공화당적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조직화된 목소리를 강하게 내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 지지세력과 반(反)부시주의자들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분명 우파편향적이다.

영국 출신 언론인인 저자들은 우파의 나라 미국의 모습을 상세히 묘사하고, 미국의 보수주의가 어떤 특색을 띠고 있는지 파헤친다. 미국 전역을 가로지르는 현지조사와 미국 역사에 대한 폭넓은 자료분석을 통해 미국의 현주소와 미국 보수주의의 이행과정, 그리고 미래의 모습까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눈에 띄는 것은 여러 통계수치와 관련 일화들을 인용, 미국의 현실정치와 보수주의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는 것. 미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보수주의 운동이 훨씬 거셀 뿐 아니라 보수화 정도도 월등히 높다. 미국의 우파는 국가권력에 대해 현대의 다른 어떤 보수주의 당보다 강한 적대감을 표출한다. 또 다른 보수정당보다도 개인의 자유에 훨씬 더 집착하며, 종교적인 색채도 가장 뚜렷하다. 저자들은 “이러한 미국적 특성들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점점 더 작은 정부를 요구하고, 도덕적 타락을 막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며, 이에 부응하는 정치세력만이 영향력을 유지·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 이는 50년 역사의 독특한 미국식 보수주의가 정치와 일상생활에서 거둔 승리의 자신감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의 정치·사회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미국 우파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과 통찰은 한국에서 건전한 민주주의 발전을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들여다 볼 만하다.2만원.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5-11-18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