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주년… 우울한 민노총
지난달 강승규 전 수석부위원장이 구속기소되면서 이수호 전 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4기 지도부마저 좌초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관련 입법문제도 1년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대치중이며, 노사정대화의 실마리도 아직 요원하다.
지난 10·26 재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조승수 전 의원의 지역구였던 울산 북구를 회복하지 못한 것도 민주노총에 대한 불신 및 위기와 맥을 같이한다는 게 공통된 관측이다.
민주노총은 당초 10주년 기념사업팀을 구성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일 예정이었지만 10주년 백서발간 등 여러 계획이 축소 또는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조노총 이수봉 대변인은 “지난 10년 동안 민주노총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전진해 왔지만 새로운 노동운동에 대한 비전과 결의 없이는 10년의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조직 구성원이 충분히 느끼고 있다.”고 자성했다.
이날 오후 서울 동작구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노중기 한신대 교수는 “부정과 부패, 비자주성 혹은 노사담합 등 노동운동의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신자유주의 시대라는 새로운 구조적 조건에 맞서 기존의 전투적 노조주의를 재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쇄신을 주문했다.
또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는 “민주노총과 노조운동이 사회 경제개혁운동과 복지운동, 지역운동 등으로서 위상과 역할을 새롭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이상학 정책연구원장도 “노동운동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책은 노동운동 내부를 정비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면서 “위기에 대한 대책으로 내부 혁신을 통한 조직역량 강화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의 비리 사건은 그동안 민주노총이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지나치게 관대했으며 잘못된 관행을 묵인해 왔던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거듭 반성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