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남의 떡/이상일 논설위원
이상일 기자
수정 2005-11-11 00:00
입력 2005-11-11 00:00
사무실의 시가는 20억원이 넘는다던가. 소유자는 의사였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서 원장은 “좋은 빌딩을 갖고 계셔서 좋겠다.”고 의사에게 말했다. 새 학원의 위치가 좋다고 하지만 매달 학원생들에게 수강료를 받아 월 1000만원의 월세를 낼 생각을 하면 빠듯하겠다는 계산에서 원장은 솔직히 그 의사가 부러웠다고 말했다. 그런데 돌아온 답이 의외였다.
의사는 원장에게 “학원을 차리시면 학생을 직접 가르치지는 않잖아요.”라고 반문했다. 의사는 직접 환자들을 치료하고 돌봐야 하는 반면 원장은 직접 가르치지 않아도 강사들과 직원을 채용해 돈을 벌 수 있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원장은 “사무실 값만 수십억원인 의사는 자신의 처지를 고달프게 생각하고 오히려 나를 부러워하다니….”라며 웃었다. 역시 ‘남의 떡’은 언제나 커보이는 법인가.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2005-11-11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